2부 『낙서족』의 분석과 이해
3부 다시 보는『낙서족』
그만큼 전후 한국 사회의 정서와 분위기를 절실하게 표현한 작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고은은 특유의 과장법으로 50년대를 ‘아아, 50년대!’ 라고 명명한 바 있다. 「1950년대」, 고 은, 청하, 1989, p19.
모든 논리적인 것들을 등지고 불치의 감탄사로서 말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 그것은 손창섭의 소설에 등장하는 것처럼 해결 불가능한 절망과 전망 부재한 허무만이 가득한 시대이다. 전쟁, 분단, 가난이 휩쓸고 간 50년대와 같은 상황에서 냉철한 논리란 한갓 사치품일 뿐, 개개인이 찾을 수 있던 돌파구란 그저 치유 불가능한 감탄사만 늘어놓는 것이었다. 손창섭의 소설은 바로 이 해결 불가능한 절망에서 비롯된다. 손창섭은 ‘왜 이렇게두 내 속을 몰라줄까!’ 「혈서」손창섭, 동아출판사, p98
와 같이 흔해빠진 개인의 넋두리 자체를 주목한다. 그런 점에서 손창섭은 절망과 허무의 연원울 추적해간다는 보통의 소설들과는 달리 절망과 허무라는 정서 그 자체를 주제로 다룬 작가이다. 따라서 손창섭의 작품에서는 소설적 제재나 사건들도 절망감과 허무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소도구에 불과하다. 물론 손창섭이 절망과 허무의 연원을 아예 제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연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명백한 전쟁, 분단, 가난의 상흔이다. 이 상흔이 남긴 절망과 허무라는 정서를 손창섭은 불구스러운 인물형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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