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영유아에게 제공되는 개별화 교육계획(IEP: Individualized Education Program)은 아동의 개별적인 특성과 요구에 따라 교육목표, 교육내용, 교육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중요 도구이다. 영유아 시기는 발달의 가소성이 크고, 기초적인 학습 능력과 사회성이 형성되는 결정적 시점이다. 이 시기에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면, 이후 학령기와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장애영유아의 삶의 질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IEP는 장애영유아의 발달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일반 영유아와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성공적인 통합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2022년 국립특수교육원의 통계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 유아 중 약 72%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통합교육 환경에 배치되어 있으며, 그 중 65%가량은 개별화 교육계획을 통해 교육목표나 중재 전략을 설정하고 실행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 수치는 IEP가 장애영유아 통합교육에서 이미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IEP 자체를 작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제 일과나 활동에 자연스럽게 삽입하여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2021년 한국특수교육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장애영유아 담당 교사 중 48%가 “IEP에 기록된 목표나 전략을 실제 일상 활동과 연계하기 어렵다”는 응답을 하였다. 이는 IEP가 문서로서는 잘 작성되었지만, 실제 교실에서 실행되지 못하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일과삽입(Embedding in Routines)’과 ‘활동삽입(Embedding in Activities)’ 전략이다. 일과삽입은 하루 일과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육 목표나 중재 전략을 적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컨대 등원 시간, 간식 준비, 화장실 가기, 자유 놀이 등 정해진 일상 과정에 필요한 기술이나 행동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지도한다. 이러한 일과 삽입은 아동이 실제 생활 맥락에서 학습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학습 전이가 높고, 아동이 배운 기술을 곧바로 실생활에 적용하기 용이하다. 2020년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장애영유아가 자연스러운 생활 맥락에서 기능을 습득했을 때, 별도의 강화나 지시가 없어도 장기간 유지되는 확률이 55% 높았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일과삽입 방식이 단순한 ‘특수교육실’ 중심 훈련보다 더 효과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활동삽입은 특정 활동이나 학습 주제 속에 개별화된 목표를 포함시키는 접근이다. 이는 주제 중심 활동, 프로젝트 활동, 동화 읽기 시간 등 교실에서 정해진 프로그램에 장애영유아가 수행해야 할 과제나 기술을 구체적으로 설정해두고, 일반 영유아와 함께 활동하며 그 목표를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가령 동화책 읽기 활동에서, 언어 표현을 강화해야 하는 장애영유아가 있다면, 책 읽기 도중 교사가 질문을 던지고, 아이가 한두 단어라도 표현하도록 지원하는 전략을 의도적으로 삽입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삽입은 통합교육 환경에서 장애영유아가 소외되지 않고, 동일 활동에 참여하면서도 개별 목표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IEP 실행에서 일과삽입과 활동삽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통합학급에서 장애영유아가 받는 교육의 실효성이 크게 달라진다. 문서에 적힌 목표가 별도의 시간과 공간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어울리고 교사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맥락 안에서 펼쳐질 때, 아이는 교육 과정 자체를 ‘생활’로 인식하며 즐겁게 배우게 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아동복지 실태조사에서도, “장애영유아가 또래와 함께하는 시간에서 많은 학습과 사회성 발달을 이룬다”고 응답한 교사가 63%에 달했다. 이는 일상적 맥락과 활동 중심 학습이 장애영유아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결과이다.
본 글의 본론에서는 먼저 가, 나, 다 세 소주제로 나누어,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가며 일과삽입과 활동삽입 전략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가에서는 일과삽입의 개념과 대표 사례를, 나에서는 활동삽입의 개념과 예시를 설명한다. 다에서는 두 방식이 IEP 실행에서 어떻게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 교실 현장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나 개선 방향을 논의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장애영유아를 위한 개별화 교육계획을 실행할 때, 좀 더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실천적 도구를 얻길 바란다. 마지막 결론에서는 글을 쓰며 느낀 점과, 앞으로 장애영유아 통합교육에서 IEP 실행을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하려 한다.
2. 본론
가. 일과삽입의 개념과 사례
일과삽입은 하루 일상 흐름(일과)에 장애영유아의 개별 목표나 교정 훈련 등을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전략이다. 교사는 일정 시간에 별도의 ‘특수교육 프로그램’을 배정하기보다는, 등원·자유놀이·점심시간·정리정돈·화장실 사용 등 일상적인 활동 속에서 아동의 IEP 목표를 실현하도록 한다. 이는 아동이 흥미를 느끼고, 실제 생활 맥락에서 필요한 기술을 반복 학습함으로써, 학습 전이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의사소통 기술이 부족한 장애영유아가 있다면, 아침 등원 시 교사가 “오늘 기분이 어때?” 또는 “어떤 놀이를 하고 싶어?”라고 질문하며, 한두 마디라도 자발적 의사소통을 유도한다. 이러한 대화를 매일 등원 시간에 반복 삽입함으로써, 아이는 서서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로, 대소변 가리기 훈련이 필요한 장애유아가 있다고 해보자. 별도의 훈련 시간이나 특수교실에서만 가르치는 것보다, 일상적으로 화장실에 갈 때마다 필요한 단계를 함께 익히도록 만든다. 예컨대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기, 바지를 내리고 변기에 앉기, 볼일을 본 뒤 휴지를 사용하는 순서를 짧은 그림 카드나 시각적 단서로 제시한다. 교사는 매번 화장실 이용 시 이 단서를 보여주면서 아이가 스스로 필요한 행동을 순서대로 수행하도록 도와준다. 이는 아이가 실제 생활 환경에서 습득해야 할 기술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유도한다. 2021년 한국보육진흥원이 발표한 ‘유아 일상 생활 훈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일과에 삽입된 훈련 방식이 아이의 대소변 가리기 성공률을 40% 이상 높였다는 결과가 있다. 이는 장애영유아가 별도의 훈련실이나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 반복 경험함으로써 학습 효과가 증진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일과삽입 전략을 실행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교사가 모든 일과를 일일이 중재하려고 하면 오히려 과부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IEP 목표 중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루 일과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접목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서 집중 개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언어 표현을 장려하고 싶다면, 등원 시간과 자유놀이 시간, 정리 시간 정도에 중점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간식 시간이나 점심 식사 때도 아이가 한두 마디라도 요청이나 표현을 하도록 의도할 수 있다. 한국특수교육원이 2022년에 제시한 지침서에서도, 일과삽입 전략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교사들이 협력해 “주요 일과에서 어떤 목표를 적용할지, 어떻게 기록·관찰할지”를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처럼 일과삽입은 장애영유아가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학습 기회를 얻고, 또래와 비장애 영유아가 함께하는 통합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기능을 익힐 수 있게 만든다. 교사 입장에서도 별도로 프로그램 시간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므로, 오히려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관찰 능력과 즉각적 중재 역량이 필요하다. 아이가 일과 중 보이는 작은 행동 변화나 시도에 주의를 기울이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아동이 곧바로 학습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이 누적될 때, 아이는 일상에서 ‘학습하고 있다’는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기능 습득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나. 활동삽입의 개념과 사례
활동삽입이란 주제나 교수학습 활동, 놀이 활동 등 특정한 프로그램이나 수업 시간에 장애영유아의 IEP 목표를 직접 반영하는 전략이다. 이는 일과삽입이 일상적 흐름에 초점을 둔 것과 달리, 정해진 교육 활동 속에서 아이가 달성해야 할 기술이나 행동 목표를 세밀히 설계해 구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 봄을 주제로 동화책 읽기 활동을 한다면, 이 시간에 ‘숫자 개념’을 강화해야 하는 장애영유아에게는 꽃의 개수를 세는 참여 과제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다. 교사가 “꽃이 몇 송이 나왔니?”라고 질문하고, 아이가 손가락을 펴면서 숫자를 말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같은 활동에 참여하면서도 자신의 개별화 목표(숫자 세기)를 달성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미술 활동을 진행할 때 색깔 인지가 필요한 장애영유아에게는, 일단 기본적인 작업 도중 교사가 “이 부분에는 무슨 색깔을 사용할까?” “빨간색을 찾으려면 어디를 보면 좋을까?”라고 묻는 등 언어적 힌트를 주어 색 인지 능력을 점검하고 강화해준다. 일반 영유아와 함께 하는 공동 미술 작업이라면, 더욱 자연스럽게 친구들의 행동을 모델링하고, 교사의 지시나 칭찬을 곁들여 강화할 수 있다. 2021년 한국어린이집연합회가 실시한 ‘통합학급 미술활동 효과성 연구’에서도, 활동삽입 전략을 적용했을 때 장애영유아의 색 구분 능력 향상률이 30% 증가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는 활동 중심 학습이 몰입감을 높여 주고, 아이가 주제에 흥미를 느끼게 만듦으로써 자연스럽게 목표 기술을 익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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