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 사이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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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부모와 아이 사이 독후감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 A+ 최우수 독후감 ]
부모와 아이 사이
하임 G. 기너트
하임 G. 기너트가 쓴 부모와 아이 사이를 접한 뒤 마음 한구석이 묘하게 간지러웠다. 부모와 자녀가 어떻게 소통하면 서로에게 이로운지, 말투와 태도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 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함이 떠오르곤 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된 시기가 1965년이라고 들었다. 꽤 오래전에 쓰였지만, 지금도 상당히 생생한 메시지를 전한다. 제시된 예시와 일화가 예전 시대에 머물지 않고, 현대 가정에서도 여전히 통용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초판이 나온 후 저자의 배우자였던 앨리스 기너트와 월리스 고더드 박사가 2003년에 개정하고 보완했다고 한다. 이전 버전에서 이미 부모 교육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두었는데, 새롭게 덧붙여진 부분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대화법에 대한 예리한 관찰이다. 말의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이 아이의 심리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까지 고민한다. 예를 들어, 대화를 이어갈 때 아이가 겪는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부모가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가이드를 제시한다. 요령만 나열하기보다, 인간적인 관계의 기반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아이와의 의사소통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문제는, 부모가 감정적으로 격해질 때 속에서 튀어나오는 말들이다. 누군가는 아이를 혼내는 과정에서 그 언어가 얼마나 날카롭게 들리는지 미처 깨닫지 못한다. 책은 그 지점에서 멈추어서, 부모 스스로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나는지를 인식하고, 아이에게는 어떻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점검하라고 권한다. 흥분에 휩싸인 상태에서 내뱉은 말이, 사실상 아이에게 상처로 남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순간적인 실수라고 여길 수 있으나, 아이에게는 굉장히 무거운 말이 되어 평생 기억에 자리 잡을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 부각된다.
저자는 칭찬의 효과와 부작용도 함께 다룬다. 너무 극단적인 칭찬은 아이로 하여금 과도한 부담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오직 부모의 긍정적 평가에 의존하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잘했다거나 멋지다는 말만 반복하기보다, 아이가 해낸 활동 그 자체에 담긴 노력이나 구체적 과정을 함께 언급해주는 방식이 권장된다. 이를 통해 아이가 자기 스스로의 능력과 가치를 깨닫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칭찬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너무 남발하거나, 결과물만 보며 치켜세우는 방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지점은, 부모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제언이다. 기너트는 완벽함을 추구하려 애쓰지 말라고 말한다. 자녀에게 늘 한결같이 너그럽고 현명한 모습을 보이려는 욕심이 부모를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차라리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부모이면서도 때로는 서툴고 부족한 존재일 수 있다. 저자는 그 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오히려 자녀와 더 깊이 연결되는 계기가 된다고 말한다.
아이와의 갈등 상황에서 부모가 무조건 참아야 한다거나, 일방적으로 양보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너트가 강조하는 건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는 것이며, 거기에는 부모의 감정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하는 아이를 재촉하는 상황에서 부모가 짜증이 날 수 있다. 그럴 때 "엄마(또는 아빠)는 지금 몹시 피곤하고 바빠서 여유가 별로 없어. 너도 아침에 일어나는 게 어렵겠지만, 엄마가 도와주길 원하면 지금 같이 움직여야 할 것 같아" 같은 식으로 부모의 감정을 솔직히 알리고, 동시에 아이의 입장도 헤아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상대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부모 자신의 정서와 요구도 분명하게 전하라고 조언한다.
처음 책장을 펼쳤을 때 가장 신선하게 다가온 부분은,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일 때 부모가 빠지기 쉬운 함정에 대한 묘사였다.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을까?"라는 자책 혹은 답답함이 커지다 보면, 아이의 태도를 고쳐야겠다는 일념이 앞선다. 그러다 보면 부모가 쏟아내는 언어는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형태로 변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그 태도만으로는 아이가 메시지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특히 명령조나 일방적 단정으로 말하기 시작하면, 아이의 마음속에는 반발심이 먼저 자리 잡는다. 그 상태에서 어떠한 설명을 덧붙여도 효과가 반감된다는 점이 일리 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가족 간의 의사소통은 단발적인 화해나 충돌로 끝나지 않는다. 대화 패턴이 누적되고, 부모의 말투가 어느 순간부터 아이에게 굳어진 이미지로 남을 수도 있다. 만약 부모가 무심코 "너는 왜 항상 그 모양이니" 같은 표현을 반복해버렸다면, 아이 마음속에는 "나는 늘 부족하고 문제 있는 존재"라는 인식이 각인될 수 있다. 그 작은 말이 반복되어 버리면 아이의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발적인 행동도 주저하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 이런 점에서 부모가 아예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되기보다, 언제 어떻게 왜 화가 나는지를 분명히 파악하고, 전달할 때 상대의 자아를 부정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느껴졌다.
기너트가 제안하는 대화법은 예를 들어 "네가 어떤 기분인지 알고 싶어"처럼 아이 감정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부모가 먼저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면, 아이 또한 마음을 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는다. 말할 권리를 빼앗기지 않았다고 느끼는 순간,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부모에게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된다. 이 과정은 익숙하지 않은 부모에게는 어색하거나 어쩌면 귀찮아 보일 수 있다. 그래도 지속해서 노력하면, 언젠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꺼내놓고, 그 감정이 존중받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 점에서 책의 실천적인 가치가 상당히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
개정판에서 특히 반가운 점은, 고더드 박사의 참여로 인해 좀 더 현대 가정의 상황에 맞게 사례가 업데이트된 부분이다. 1960년대와 2000년대는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다르고, 부모와 자녀가 경험하는 일상도 많이 달라졌다. 스마트 기기나 인터넷 문화가 보편화된 요즘은 아이와의 갈등 양상이 세분화되어 있다. 예전에는 방과 후 집에 와서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것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휴대 기기나 게임 등 더 다양하고 개인적인 활동이 자리 잡았다. 그 결과 부모가 간섭하는 지점이 과거와 달라졌고, 기존에는 없었던 스트레스 요인이 생겨났다. 책에서는 그 흐름에 맞춰서, 새로운 사례와 대안을 제시하려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독자로서 조금 난감했던 부분도 있었다. 예시 상황이 미국식 가정문화에 기반한 장면들이 많았고, 우리나라의 전통적 부모-자녀 관계에서는 잘 와 닿지 않는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다. 물론 그 차이를 고민하면서 독자 스스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 사는 환경과 문화가 다르다고 해도, 본질적으로 아이와 부모가 소통해야 하는 핵심은 어디서든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다. 오히려 문화 차이가 있다면, 그 점을 살려서 새로운 해법이나 적응 방식을 모색하면 된다고 여겼다.
감정이 격해졌을 때 아이가 벌이는 반항을 그저 버릇없음으로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어째서 그처럼 반응했는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너트의 강조점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라"는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는 듯하다. 억지로 부모가 기준을 강요하기보다, 먼저 아이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보길 권한다. 그때 "난 네가 어떻게 느끼는지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야"라는 태도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그렇게 하면 아이도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이후에 부모가 제안하는 규칙이나 요청을 좀 더 수용하게 된다고 한다.
다만 존중과 방임은 다르다는 점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아이가 규칙을 어기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할 때 무조건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택했는지, 어떤 마음이 있었는지 파악한 뒤에, 그 행동이 가져올 결과와 다른 대안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하라는 것이다.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일방적으로 꾸짖고 몰아세우는 방식은 아이의 심리에는 부정적 흔적만 남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기너트는 이 과정을 여러 사례로 풀어내며, 부모가 실제 생활 속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둔다.
2003년 개정 증보판에서 특기할 점은, 대화 기법을 한층 더 상세하게 다뤘다는 부분이다. 예컨대 "나는 지금 몹시 힘들다. 너와 더 오래 함께하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애가 탄다"와 같은 문장을 아이에게 솔직히 전달할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마음을 여는 표현과 더불어, 내 감정을 감추지 않고 터놓는 방식을 통해 아이가 부모를 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아이 입장에서도 부모가 그저 권위적인 존재가 아니라, 힘들어할 수도 있고 약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면, 소통의 균형이 조금씩 맞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