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김수현
김수현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자기 스스로를 지키려 애쓰는 마음을 계속해서 다뤄야 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책을 펼쳤을 때,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어떤 자기만의 외침이 묘하게 와닿는다. 모두가 각자 인생을 걸어가고 있지만 때로는 길을 잃어버린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주어진 환경이나 주변 기대치 때문에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많다. 그럴 때 이 책에서 내민 손길이 꽤 소중하다고 생각된다. 작가가 말해주는 여러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다. 특히,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스스로를 훌쩍 성장시킨 것도 아닌데, 사회적 책임감이 무거워진 탓에 자주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편이 계속 망설이고 머뭇거린다.
생각해보면 자라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환상이 있었다. 모두가 멋지게 사는 모습만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현실은 그와 달랐다. 어쩌면 더 쉽게 길을 잃는 시기가 성인이 된 이후가 아닐까 한다. 밥벌이의 무게가 괜히 커지고, 책임감에 짓눌리는 순간이 잦아지다 보니 어느새 내가 누구였는지조차 어렴풋해진다. 친구와 대화하다가도 문득 내 말투가 어색해진다. 한편으로 자기 자신을 잃고 있는 느낌이 든다. 매일 새로운 문제와 과제가 쏟아지고, 주변 시선에 얽매여 나의 바탕이 흔들리는 느낌이 커진다. 이런 순간에 작가가 던지는 문장 하나하나가 작은 다리처럼 역할을 한다고 생각된다. 혼자 있는 시간에 그 문장들을 떠올리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작품 속에서 반복되는 중요한 화두는 정말로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 같다. 세상이 요구하는 여러 조건 속에서 우리가 우리의 얼굴을 잃어버리는 게 아닌지 반성하게 만든다. 모두가 소위 말하는 안정된 길을 권하지만, 그것이 진짜로 내가 원하는 방향과 부합하는지 돌아보게 된다. 사람들은 때로 과감해지라고 말하지만, 막상 내면에서는 두려움이 찾아온다. 이런 두려움이 실제로 무의미한 것은 아니지만, 너무 꽁꽁 묶어두면 결국 자존감이나 삶의 목표마저 흐릿해진다. 책에서 작가는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다양하게 풀어낸다. 스스로에게 진실해지는 연습을 하라는 조언이 잔잔하게 이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뭔가 특별한 깨우침을 주려고 노력하기보다, 은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있다. 작가의 문체는 편안하면서도 어느 정도 직설적이다. 불필요하게 미사여구만 늘어놓기보다는, 곧바로 마음속에 파고드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 책을 읽다가 마음이 조금 아려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각 문장 속에 나의 취약한 모습이나 감춰둔 내면이 비춰지면, 어딘가 뭉클해진다. 그러다가도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면 살짝 웃음이 날 수도 있다. 작가가 꽤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슬픔과 희망이 뒤섞인 느낌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무엇보다 작가가 스스로 겪어온 고민이 확실히 배어 있다는 점이 느껴진다. 사람들 앞에서는 괜찮아 보이지만, 혼자 있을 때는 자꾸만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혼란에 휩싸이는 순간들. 그러다가도 다시 힘을 내보려 애쓰는 소소한 장면들. 이런 일들은 모두가 조금씩 경험해봤을 것 같다. 특별히 극적인 사건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스며 나오는 작은 생각들을 토대로 마음의 방향을 다잡으라고 권유하는 듯하다. 지나치게 거창하지 않아서 오히려 친근감이 더 큰 편이다.
독자 입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나답게 산다는 것에 대한 작가의 솔직함이다. 언제나 흔들림 없이 강인하게 살 수 없다. 어떤 날은 업무 스트레스에 지쳐 버려지고 싶고, 또 어떤 날은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마냥 흔들리지 않는 존재가 되지는 않는다. 책에서는 그런 실제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취약함을 어떻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 길을 부드럽게 보여준다. 거창한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작은 습관을 바꾸는 일, 스스로 내 마음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 지나치게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는 연습 같은 조언이 자연스레 묻어난다.
보면서 계속 내 안의 복잡한 감정을 되새기게 된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하룻밤에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어느 틈에선가 작가의 문장이 떠오르면 그 순간 생각이 조금씩 바뀔 것 같다. 어쩌면 사람마다 받는 인상은 다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작가의 솔직한 어조에 반가움을 느끼고, 다른 누군가는 너무 가볍게 말하는 듯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래도 책에 담긴 메시지가 주는 울림 자체는 꽤 뚜렷하다. 무엇보다 나로 산다는 것의 어려움과 소중함을 동시에 보여주기에, 삶의 여러 장면에서 묘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른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전부 각자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책 곳곳에 그 사실이 묻어난다. 작가 스스로가 겪어온 일들을 예로 들면서 나도 비슷해 하고 무심코 중얼거리게 만든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어쩌다 이런 생각을 품었는지, 나에게 맞는 길이 무엇인지, 그런 질문들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싶다면 이 책은 작은 안내판이 되어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때로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른으로서 행동하다 보면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모두가 기준을 세우라고 말한다. 그런 기준을 찾는 과정에서 나를 잃지 않도록 애쓰라는 작가의 목소리가 꽤 울림이 있다. 주변이 제시하는 잣대에 맞추느라 자기 내면과 차이가 발생하면, 결국 자신이 상처를 입고 만다. 자꾸만 자기 마음을 돌보지 못하고 그저 사회가 원하는 모습에 가까이 가려다 보면, 텅 빈 느낌이 더 커질 뿐이라는 게 책 전반의 흐름에서 전해진다. 그래서 나를 다듬고 나를 사랑하는 일이 왜 중요한가를 계속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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