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블루프린트를 읽고
30대 초반의 유명한 여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이리스는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의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아기를 잉태한다. 이렇게 얻은 딸이자 세대차이가 나는 쌍둥이 동생인 시리는 정체성에 끊임없는 회의와 의문에 시달리면서 자신이 ꡐ잘못된 부화ꡑ의 결과물이라는 결론에까지 이른다. 시리는 복사본이라는 자신의 운명에 대해 ꡒ누군가를 둘로 나누는 것은 그 사람을 죽이는 것ꡓ이라며 ꡒ엄마를 죽인다면 살인이 아니라 자살이 될 것ꡓ이라는 궤변도 서슴지 않는다.
어떤 사람과 동일한 유전자 프로그램을 가진 복제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수수께끼가 전혀 없는 존재라고까지 한다. 한 개인으로서 존재의 출발인 자의식이 원천봉쇄되는 인위적인 쌍둥이 탄생 기술은 필연적으로 인간존재에 대한 질문을 야기한다. 복제인간과 인간 사이에 과연 동등한 자유와 상호간의 존중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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