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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한다”는 말이 만들어 낸 세계, 수학에 대한 오해에서 출발하다
다비드 베시의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은 제목부터 이미 하나의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수학을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수학을 대하는 방식 속에서 스스로를 “못하는 사람”으로 규정하도록 학습되어 온 것일까. 이 책은 수학적 능력의 유무를 따지는 대신, 수학을 둘러싼 인식과 언어, 그리고 교육과 사회가 만들어 낸 집단적 믿음에 대해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책의 첫 장을 읽으며 나는, “수학을 못한다”라는 말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그리고 무비판적으로 사용되어 왔는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다른 과목에서는 좀처럼 쓰이지 않는 이 표현이 수학 앞에서는 마치 면허증처럼 허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비드 베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하여, 수학이 특정한 소수의 사람들만을 위한 영역이라는 신화를 해체한다.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은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개인의 문제를 다루는 책이 아니라, 수학을 특정 방식으로만 이해하도록 강요해 온 사회적 구조를 성찰하는 책에 가깝다.
이 회차를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저자가 “착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방식이었다. 수학을 못한다는 인식은 단순한 자기 평가가 아니라, 반복적으로 강화된 믿음이며, 이 믿음은 교육 과정과 평가 시스템, 그리고 일상적인 언어 사용을 통해 공고해진다.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은 이 믿음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차근차근 짚어 나가며, 우리가 수학을 두려워하도록 길들여졌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다비드 베시는 수학을 하나의 언어로 바라본다. 언어는 사용하지 않으면 익숙해질 수 없고, 틀릴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으면 배울 수 없다. 그러나 수학은 오랫동안 실수를 허용하지 않는 언어로 다루어져 왔다.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은 이 점에서 수학 학습의 실패를 개인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환경의 문제로 전환한다.
이 독후감을 쓰며 나는, 수학을 대하는 감정이 얼마나 이성적 판단과 분리되어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그 싫어함의 근원에는 이해하지 못했다는 경험보다,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지 않았던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다비드 베시는 바로 이 기억의 층위를 건드리며, 수학에 대한 감정을 재구성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은 수학을 쉽게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수학을 둘러싼 오해를 하나씩 걷어 내며, 우리가 왜 수학을 어렵게 느끼게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이 설명은 위로에 가깝지만, 동시에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윤리적이다. 수학을 못한다고 느끼는 것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특정한 방식으로 설계된 학습 환경의 결과라는 인식은 독자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이 회차를 마무리하며 나는, 이 책이 단순한 수학 교양서가 아니라, 교육과 인식의 구조를 성찰하는 사회적 에세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었다.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단지 수학 문제를 더 잘 풀게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을 규정해 온 하나의 언어에서 벗어나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 타고난 재능이라는 신화, 능력을 고정시키는 언어의 힘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에서 다비드 베시는 수학적 능력이 타고난 재능이라는 믿음이 얼마나 깊게 뿌리내려 있는지를 차분하면서도 집요하게 추적한다. 그는 수학을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구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개인의 경험 이전에 이미 형성되어 있으며, 그 분위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시도해 보기도 전에 스스로를 배제하게 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 책은 수학을 못한다는 감정이 개인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주입된 신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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