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행랑에 사는 아범은 금년 구월에 그 아내와 어린 계집 둘을 데리고 들어 왔다. 그는 퍽 순하고 착해 보이는 인물이다. 그의 아내는 속일 줄 모르고 무슨 일이든 하라면 하는 사람이 였지만 대답을 잘 못하였다.
아홉살 먹은 큰 계집은 심술궂고 고집이 새 이르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작은 계집은 세살 먹었는데 걸음도 겨우 걷고, 말도 못한다. 아범은 새벽에 나가 저녁 늦게 들어 오는데 벌이가 없을 때 일찍 들어오면 어멈의 바가지 긁는 소리가 들린다. 위에 말한 아범과 그 식구의 대강의 정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