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를 읽고
만약 누군가가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벽화를 가리키며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아마도 그렇게 묻는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한 번쯤 쳐다볼 것이다. 그런데 시스티나 성당 벽화 뿐 아니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까지 '미술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의 저자 매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Mary Anne Staniszewski)이다. 그럼 도대체 미술은 무엇인가. 저자는 뒤상(Duchamp)이 모나리자에 수염을 붙여놓은 'L.H.O.O,Q.'나 변기에 서명을 한 '샘(Rountain)'이 진짜 미술작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고전이라고 말하는 작품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뜻에서 이 작품들이 미술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미술'이라고 부르는 것의 의미가 아주 최근에 생겨난 개념이기 때문에, 미켈란젤로나 다빈치가 시스티나 성당 벽화나 모나리자를 제작할 당시는 그 누구도 이들의 작품이 지금과 같은 개념의 '미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시스티나 성당 벽화는 단지 교회의 분위기를 경건하게 해서 교황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한 전략이었을 뿐이며, 모나리자는 다빈치의 후원자를 위해 제작된 것이지 지금처럼 화가의 천재적 영감에 의해 제작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근대적 의미의 '미술'의 개념-천재성을 부여받은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 영감에 의해 작품이 생산되고, 군주나 국가와 같은 관이 아닌, 미술에 취미를 가진 개인에 의해 작품이 판매되는 것-이 생성되고 난 후의 작가들인 뒤상이나 피카소의 작품을 우리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미술'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렇게 묻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작품들이 어떤 의도로 제작되었던지, 아름다우면 그 뿐이니 굳이 미술인지 아닌지를 걸고넘어질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이다. 물론 걸고넘어질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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