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현대문학] 포스트모더니즘-김영하 소설집 『호출』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여기 한 남자가 있다. 12시에 침대에서 일어나 엘지 죽염 치약으로 이를 닦고 아이보리 비누로 세수를 한다. 존슨즈 베이비 로션을 바른 후 홍차의 꿈, 실론티를 마시고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과 스포츠조선을 읽는다. 질레트 이중날 면도기로 수염을 깎고 올드스파이스 로션을 바르고 옷 잘 입는 남자, 트루젠을 걸쳐 입는다. 홈뱅킹을 주로 이용하던 그가 오후 3시 서울극장에서 영화 티켓을 끊은 일은 꽤나 획기적이다. 그 남자는 아마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저 인적 드문 월요일 아침, 극장 의자에 몸을 깊게 파묻고 전태일을 처음 접하던 그 '빛나던' 시절을 회상하면 그뿐. 그리고 눈물 한 방울 흘리며 자신을 용서하면 그뿐, 이라고.
여기 한 남자가 있다. 12시에 침대는 과학이라는 에이스 침대에서 일어나 대한민국 사람들의 치아 20개를 80세까지 책임진다는 2080 치약으로 이를 닦고 중성 비누 도브로 세수를 한다. 누구의 남자인가 궁금하게 하는 오딧세이 로션을 바른 후 악마의 유혹, 프렌치카페를 마신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빈폴 셔츠를 입고 노트북이 없는 사람보다 이미 다른 노트북을 가진 사람이 슬퍼한다는 IBM 노트북을 켠다. 전날의 영감이나 아이디어들은 이미 노란색 포스트 잇에 빈틈없이 메모되어 있다. 그 남자는 아마도 날렵한 타자 솜씨로 소설의 첫 문장을 기입하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