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은 흔히 “최초의 현대인”(the first modern man, Siepmann 421)이라고 불린다. 햄릿의 고뇌가 현대를 사는 우리들의 그것과 대단히 유사하기 때문이다. 햄릿의 고뇌에서 우리들의 존재에 대한 고뇌의 원형을 발견한다는 의미에서 이 작품은 몇 백 년 전에 씌어진, 시대에 뒤떨어진 유물이 아니라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고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햄릿이 직면하는 문제는 우리가 당면하게 되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원초적 질문이다.
『햄릿』읽기에서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 돼 왔으며,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이 햄릿의 고뇌, 소위 말하는 ‘햄릿 문제’이다. 작품 속에서 햄릿 문제는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단순화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논의의 편의를 위해서 지금부터 ‘햄릿 문제’는 그 유명한 햄릿의 독백,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와 햄릿이 아버지의 복수를 결행하지 못하고 왜 계속 지연하는가 하는 문제로 한정할 것이며 우선 후자의 문제부터 논의를 시작하여 전자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전개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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