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크하르트의 ‘개인’과 ‘개성’ 개념에 대한 비판적 이해
2. 본론
3. 나가는 글
우리는 살아가면서 “개성”이란 단어를 종종 입에 올리게 된다. 내가 남과 다르고, 한 집단과 다른 집단이 같을 수 없음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우리는 각자 그렇게 ‘개성’있게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개성’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마다 지닌, 남과는 다른 특성이다. 즉, ‘개인성’이 개성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비판 없이, 당연히 실재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이러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다고 상상할 수 있을까? ‘개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개인성’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그런 시대 말이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나의 사고로는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서로 간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는 전제하에, 갈등 없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해 왔고, 배워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 역사가의 저작을 만나게 되면서 나는 무척 흥미로운, 그러나 다소 까다로운 물음에 직면하게 되었다. “ ‘개인’ 이란 개념의 정의가 도대체 무엇이며, 그러한 개념이 형성된 시기와 과정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 바로 그것이었다. 나에게 이런 달갑잖은 숙제를 안겨준 역사가는 바로 ‘부르크하르트’ 이다. 약간의 세계사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개념인 ‘르네상스’라는 시대 개념을 만들어낸 역사가이며, 그 르네상스 시대가 이전 시대와 구분되는 결정적인 요소를 ‘개인의 발견’이라고 본 역사가이기도 하다. 방대하고, 박학하며, 탐미적이기까지 한 그의 저작은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독해를 계속할수록, 난 점점 더 그가 제시한 ‘개인의 발견’이란 개념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행간 곳곳에 드러나는 엘리트주의적 사고나 논리적 비약은 그의 논조에 대한 나의 거부감을 더욱 부채질 했다는 사실도 굳이 부정하고 싶진 않다. 20세기 이후 이미 100여년에 가까운 세월에 걸쳐 그의 논리가 비판받아왔다는 사실도 나의 부르크하르트에 대한 삐딱한 시각 형성에 일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르크하르트의 논리를 비판하거나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텍스트를 독해하면서도, 난 여전히 의문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그 이유는 부르크하르트의 견해에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조차 그의 기본적인 시대구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즉, 부르크하르트의 견해에 동의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그를 비판하는 역사가조차
아론 구레비치 『개인주의의 등장』새물결, 2005
리하르트 반 뒬멘 『개인의 발견』현실문화연구, 2005
리사 자딘 『상품의 역사』영림카디널, 2003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나남출판,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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