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리주의
1) 공리주의의 기본 개념
공리주의 윤리학의 기본 개념은 그 이름이 나타내는 바와 같이 유용성의 개념, 즉 만약 어떤 행위가 유용하다면 그 행위는 옳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 행위가 어떤 목적에 유용한가를 물을 수 있다. 왜냐하면 어떤 것이 수단이 되는 그 목적을 모른다면 그 수단이 유용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할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공리주의자들의 대답은 바람직하거나 또는 좋은 목적, 즉 본래적 가치를 갖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용할 때, 그 행위는 옳다고 답변한다.
★ 본래적 가치
다른 어떤 것의 수단으로서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좋은 것을 ‘본래적 가치’를 가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본래적 가치란 더 높은 목적의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목적 자체로서 가지는 가치를 의미한다. 어떤 것들은 그 결과나 영향 때문에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예쁜 옷을 입기를 원하고 돈은 이러한 목적을 이루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열심히 번다. 그러나 돈을 버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돈을 버는 행위는 그 행위 자체를 위해 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예쁜 옷을 입는 것)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어떤 다른 것은 목적 자체로서가 아니라 또 다른 목적에 대한 수단으로 가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쁜 옷을 사 입는 행위는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목적의 수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자체로서 갖고 싶고 또 즐기고 싶은 인생의 경험이나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것들이 우리가 본래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판단하는 목적들이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본래적 가치를 갖는다. ex) 칸트주의적 관점에서는 본래적 가치를 ‘선의지(도덕적 실천의지)’라고 봄.
2) 목적론적 윤리 체계로서의 공리주의
규범 윤리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즉 어떤 선택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고 또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도덕적 표준과 행위의 규칙을 제시하는 이론이다. 공리주의는 영국 철학자 벤담과 밀의 저작 속에서 형태를 갖춘 규범 윤리 중 하나이다. 공리주의는 하나의 목적론적인 윤리 체계로 만약 한 사람이 어떤 행위를 할 경우 좋은 결과를 낳는 다면, 또는 만약 모든 사람이 그 행위를 할 경우 좋은 결과를 낳는다면 그 행위는 도덕적으로 옳다고 주장한다. 어느 경우든 결국 그 행위를 옳거나 그르게 하는 것은 바로 그 행위가 갖는 결과의 좋고 나쁨이다.
3) 결과주의로서의 공리주의
우리는 어떤 행위를 평가할 때 그 행위의 동기와 결과를 고려해서 판단한다. 칸트주의적 입장에서는 동기를 중요시하는 반면에, 공리주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행위도 그 자체로 도덕적으로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다. 공리주의는 행위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혹은 행위의 동기로서 행위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에 따른 결과에 의해 도덕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행위와 허용할 수 없는 행위를 구별한다. 예를 들어 칸트와 같은 의무론적 윤리 체계에서 거짓말을 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도덕적으로 그르다. 반면 공리주의는 우리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거짓말이라는 행위 자체로 도덕적으로 그르기 때문이 아니라 거짓말을 함으로써 산출되는 결과가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거짓말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더 많은 쾌락을 낳는다면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플라시보 효과(의사가 환자의 병을 낫게할 목적으로 가짜 약을 주었고, 실제로 효과를 보는 효과)는 거짓말에 해당하지만, 도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리주의는 결과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의할 것은 공리주의자가 결과를 중요시 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동기 자체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가령 동기는 좋은데 결과가 나쁜 행위와, 동기는 나쁜데 결과가 좋은 행위 중 행위의 올바름을 평가하라고 한다면, 공리주의자들은 후자를 선택한다는 것이지 동기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 3), 4)을 종합하여 생각해봤을 때, 공리주의 윤리학의 기본 원리는 옳은 것은 좋은 것에 의존하며, 한 행위가 도덕적으로 옳은가는 그 행위의 결과가 무엇인지 찾아내고 또 그것이 본래적으로 옳은지 또는 나쁜지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공리주의자들이 옳은 행위의 결과를 좋다고 판단하는 본래적 가치의 표준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공리주의자들은 두 가지 대답을 했다. 벤담과 같은 사람들은 ‘쾌락’이라고 했고, 밀은 ‘행복’이라고 말했다. 벤담은 ‘쾌락’이 곧 ‘행복’이라고 여긴 반면, 밀은 행복이란 단순이 쾌락의 종합은 아니라고 보았다. 이에 따라 벤담은 ‘쾌락주의적 공리주의’로, 밀은 ‘행복주의적 공리주의’로 분류될 수 있다. 쾌락주의적 공리주의의 기본 규범은 다음과 같다. 만약 한 행위가 쾌락을 가져다 준다면 (또는 고통을 막는다면) 그것은 옳다. 그러나 고통을 초래한다면(또는 쾌락의 초래를 막는다면) 그 행위는 그르다. 행복주의적 공리주의 기본 규범은 위의 쾌락주의적 공리주의의 규범에서 ‘쾌락’을 ‘행복’으로, ‘고통’을 ‘불행’으로 바꾸어 놓기만 하면 된다.
4) 보편주의로서의 공리주의
공리주의에 의하면 그것이 쾌락주의적이든 행복주의적이든 행위의 결과를 판단할 가치의 표준은 반드시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즉 결과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가치를 계산 할 때, 한 사람의 쾌락(또는 행복)은 다른 사람의 쾌락과 똑같이 고려되어야 한다. 행위자의 이익은 다른 사람들의 이익과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자신의 쾌락과 다른 사람의 쾌락 사이에서 행위자는 엄격히 공평해야 하며, 자신 또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도록 편파적이서는 안된다. 공리주의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모든 인간은 그들의 이익을 충족하는 데 있어서 똑같은 권리는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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