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윤리 - 교사는 어떻게 단련 되는가를 읽고
교사는 어떻게 단련 되는가를 읽고
도서관에서 이 얇은 책 한권을 들고 나와 감동스럽기까지 한 봄 볕을 받으며, 문득 지난 해 봄에는, 21살의 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일 년 전 오늘에는 분명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오늘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묘해졌다. 작년 여름 잘 다니고 있던 대학에서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꿈에 그리던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벌써 2학년 1학기까지 마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학창 시절 선생님이 되었으면 하시는 부모님의 바람도 어느 정도는 정리 된 상황이었고, 어쩌면 나는 부모님의 뜻에 따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나름대로 만족하며 지냈다. 지금 다시 생각을 해 보아도, 한 달 정도 되는 그 여행 동안 어떠한 심경 혹은 생각의 변화로 인해 진로를 변경하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설명을 해 낼 자신이 없다. 그저 어렴풋이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긴 그 시간동안 나는 나를 다시 돌아보고, 그리고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너무 달콤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고, 영화 속 어느 여주인공처럼 아슬아슬한 100일을 보냈으며, 정말 완벽한 결론은 내가 ‘공주 교육대학교’학생이 되었다는 거다. ‘현재’의 나를 만나 ‘나’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내 가까운 과거를 물을 때면 정말 가증스럽게 겸손을 떨기도 하지만, 사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완벽했다. 완벽한 결론이었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가증스러움이다. 그래서 자신만만했다. 아닌 척 했지만, 사실 여느 현역들처럼 부모님 손에 이끌려 오지도 혹은 점수에 맞춰서가 아니라, 꽤나 알아주는 대학을 그만두고 운명처럼 이곳에 와서 정착하고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 기특했다. 그래서 이 책을 골라 집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돌아온 길에서 나는 이미 단련되고 있었다는 생각에 말이다. 적어도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도 얼마나 어렴풋이 그리고 막연하게 ‘교사’를 꿈꾸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 아리타 선생은 일본에서 ‘수업의 명인’이라고 불리기까지 하는 교사이다. 처음 현장에 나가서 겪는 어려움에서 시작해서 30년이 넘는 세월동안의 경험이 적혀 있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연구했는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내용은 총 8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지금부터 각 부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1부 내 인생을 좌우한 운명적인 만남들
아리타 선생이 처음 현장에 나가서 겪은 어려움들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교사’에 대해서 얼마나 오해를 하고 살았는가 하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첫 발령이라고 하면 풋풋하고 생기발랄한 모습만 떠올렸다. 그래서 첫 장에서부터 이미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내 선택에 대해서 실망하거나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속았다는 그런 기분까지 들었다. 아리타 선생에게 요시다 모토 교장 선생님을 보내준 인연도 참 행운이지만, 반대로 아리타 선생같은 사람이 요시다 모토 교장 선생님에게 인연이 닿은 것도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교장 선생님도 그렇지만, 그런 가르침을 받을 준비가 된 교사를 만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험난할 나의 교직 생활의 첫걸음에서 요시다 모토 교장 선생님과 같은 사람을 만나는 행운이 있기를 빌었지만, 지금은 아리타 선생과 같이 어떤 충고와 가르침이든 간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발전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행운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2부 여유가 있어야 폭도 넓어진다
아리타 선생은 무턱대고 공부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도 젊었을 때 여행 다니는 것을 매우 좋아했고 그것이 교사에게 좋은 경험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교직’을 선택하는 동안 내 머리 속에 자리 잡은 수많은 오해들이 영향을 끼쳤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 선택이 더 단단해 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사는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 정말 매력적이다. 내가 여행을 하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이것저것 배워보는데 이보다 더 좋은 명분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생 이 든든한 명분을 앞세워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고 살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 행복해 진다. 참, 정말 중요한 한 가지. 항상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무언가로 심장이 뜨거운 사람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3부 잊을 수 없는 수업
발문 즉 어떤 식으로 주의 환기를 시키는 가도 교사의 능력이다. 선생은 발문이 수업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교사가 훌륭한 발문을 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수업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2부에서 언급했듯이 교사가 얼마나 보고 들은 것이 많은가는 교사의 발문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 교사의 노력이 수업의 질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좋은 발문을 떠올릴 수 있으려면 철저한 교재 연구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좋은 수업을 많이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는데 문득 2,3,4학년에 실습을 나가게 되면 내가 무엇에 신경을 쓰고 어떤 것을 얻어서 돌아와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체통 수업은 아리타 선생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활자로 전해진 수업 내용이었지만 그 실제 수업은 얼마나 감동적이었을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수업을 할 때 중요한건 다시 한 번 지식을 일러주는 게 아니라, 그 후에 기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사랑의 생일을 마음에 세기 듯이 마음으로 기억하게 하는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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