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잠자는 숲속의 공주
옛날 어느 평화로운 마을에 사이좋은 왕과 왕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너무나 행복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들에겐 아주 오랫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과 왕비의 지극한 정성에 감동한 하늘에서 아주 예쁜 공주님을 내려주셨습니다. 공주의 탄생은 온 마을의 잔치이자 축제였습니다. 아주 성대한 파티가 열리고, 마을에 살고 있는 모든 마법사들도 공주를 축복해 주기 위해 모였습니다. 하지만, 왕과 왕비는 어둠과 저주를 담당하고 있는 마녀는 초대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공주가 혹시라도 그 마녀와 얽히지 않을까하는 마음 때문에서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마녀는 자신을 초대하지도 않고, 파티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에 분노한 마녀는 나쁜 마음을 먹은 채, 궁전으로 향했습니다. 마녀가 나타나자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지며 할 말을 잃었습니다. “ 존경하는 폐하,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공주님께서 탄생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이 몸이 초라하게나마 작은 선물을 가지고 왔습니다.” 다들 하나같이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을 때, 왕이 입을 열었습니다. “ 내 그대를 초대하지 못한 것은 큰 유감으로 생각하오. 내 하나뿐인 공주에겐 아름답고 행복한 마법들만 걸고 싶었다오. 부디...” 왕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마녀는 등 뒤에서 검은 주머니를 꺼내어 공주를 안고 있는 왕비에게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나서는 그 주머니를 열어 회색빛 반짝이는 검은 가루를 한 줌 줍더니 허공에 뿌리며 말했습니다. “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듣도록 하라. 내가 이 어리고 예쁜 공주에게 주문을 걸으니, 공주 나이 열여섯 살이 되면 공주는 독 묻은 물레방아 가시에 찔려 영원히 잠들 것이고, 공주가 잠든 후, 이 마을 모든 자들 또한 잠들 것이로다. 백마 탄 왕자가 공주에게 사랑의 키스를 해야만 내 저주가 풀릴 것이다. 하하하하하.” 그리고는 홀연히 마녀는 사라졌습니다. 다들 마녀의 저주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왕비는 공주를 안은 채 하염없이 울기 시작했고, 왕은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물레방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절대복종의 어명을 내렸습니다. 남은 마법사들도 눈물을 흘리며 “공주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질 거예요.” “ 공주님은 세상에서 가장 맑고 하얀 피부를 가질 거예요.” “공주님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미소를 갖게 될 거예요” 하고 아쉬움의 주문들을 하나씩 걸고 돌아갔습니다.
공주가 열여섯 살 되던 해. 지난 16년 동안 왕과 왕비는 이 세상 모든 물레방아는 불태워버렸고, 공주는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자라며 어여쁘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공주의 열여섯 번째 생일 파티 날. 모든 사람들의 감시를 뚫고 공주는 왕과 왕비가 금기했던 금탑 꼭대기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달각, 달각, 달각. 공주는 그냥 내려오려고 했지만 결국 위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궁금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꼭대기 층 문 앞에까지 올라왔습니다. 반쯤 열린 문틈사이로 들여다보니, 한 백발할머니가 물레방아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어머, 할머니. 그 것이 무엇이에요?” 처음 본 물건에 호기심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그곳에 들어왔습니다. “공주마마. 이것은 물레방아라는 것입니다. 쇤네의 것인데, 어디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할머니의 제안의 공주는 몹시 흥미로운 듯 다가가 앉았습니다. “ 어머나. 신기하여라. 이것이 물레방아로구나..............아얏!” 그때였습니다. 공주는 결국 물레방아의 바늘에 찔렸고 그대로 공주님은 정신을 잃고 잠들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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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시간은 흘러................서기 2008년.
어느 산골 마을, 그곳은 가시 넝쿨로 덮힌 지 오래. 지도에 나오지도, 어느 누구도 그곳을 안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기에.. 신기한 물건이 많다던데.. 돈 될 만한 것 좀 있으려나? 아씨 이러다 괜히 헛고생만 하는 거 아냐?’ 한 젊은 사내가 그 가시 넝쿨을 지나가며 웅얼거렸다. ‘에이. 밑져야 본전이지 모. 할 일도 없는데.’ 그는 두꺼운 패딩에 타이트하게 들러붙는 바지, 거기에 장화를 신고, 낫 하나와 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그는 낫으로 가시 넝쿨을 억지로 하나씩 베어가기 시작했다. 며칠이 지났는지 모르게 한참을 들어가 보았다. 매일 밤 허기진 채 잠드는 것도 지겹다고 생각이 든 그는, 이제 다시 뒤로 발걸음을 옮기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마침. 그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저게......모지? ............궁.궐...?’ 그는 조심스럽게 더 안쪽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여러 신기한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옛날 집, 옛날 도구, 어느 것 하나 최신식인 게 없었다. 그는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금탑 꼭대기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문을 여는 순간. 웬 여자가 이상한 옷을 입고 누워있는 것이 아닌가!!! 잠시 혼란에 빠진 그는 많은 생각이 앞섰다. ‘그냥 갈까? 근데 저 여자는 누구지? 나한테 뭘 원하는 걸까? 어떻게 해도 괜찮다는 걸까? 아씨 몰래 카메라면 어떡하지? 아씨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그래. 뽀뽀만 해도 괜찮겠지? 그래, 그런 동화도 있는데 뭐. 그래. 그래. 괜찮을 거야.’ 그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녀에게로 조심스럽게 갔다. ‘오. 예쁜데?....... 뽀뽀만 하려고 했는데. 아씨. 안 돼. 그래. 뽀뽀만 해야지. 그래 안 되는 거야.’ 자기 암시를 걸며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입술을 내밀고 그녀의 입술에 맞추었다. 고개를 들고 그녀의 동태를 살피는 그. ‘어라? 죽었나? 다시 해야 되나?’ 다시 그녀에게 입을 맞추는 사내. 하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는 그녀.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녀에게 한 번 더 입을 맞추려고 다가가는 찰나!!
“ 야 임마, 그만하라고. 애가 왜 이렇게 눈치가 없어.”
침대에서 일어나 앉는 그녀. 머리를 정리하며 그를 쳐다본다. “ 야. 그냥 가. 안 구해줘도 되거든? 네가 무슨 왕자? 참나. 거울이나 봐 임마. ” 황당한 그는 입을 벌린 채 할 말을 잃고. 당황하며 다시 나가려고 하는데, 공주가 잠든 방 뒷문에 종이 한 장이 붙어있다. 「깨어 난 공주는 깨워 준 백만 탄 왕자님과 함께 평생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야 함.」 “저기.. 이거..” 그는 종이를 들고 그녀에게 보여준다. 공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크게 당황하며........“ 그. 그...그게 .뭐야.” 하얀 얼굴은 더욱 하얗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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