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례 >
1. 머리말
2. 야담에 나타난 민중의 性생활
⑴ 性 수탈의 현장들
⑵ 풍자(諷刺)
가. 지배층에 대한 민중들의 풍자와 조롱
나. 성리학적 사유에 대한 반감
⑶ 가난하고 궁핍한 생활과 민중의 性생활
3. 맺음말
1. 머리말
야담(野談)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어 온 것은 엄밀한 장르의식에서였다기보다는 ‘민간에서 전해온 이야기’를 총괄하는 통념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한 이야깃거리에 지나지 않던 것이, 점차 본격 문학작품에까지 접근되어 왔다. 널리 알려진 진 것처럼, 야담은 이야기꾼들에 의해서 이야기되거나, 또는 유식자에 의해여 문자화되기도 했다. 일단 문헌에 장착된 이야기는 또 다른 유식자에 의하여 전사(轉寫)되거나, 구전되기도 하였다.
때문에 야담에는 당시에 이를 향유했던 사람들의 생활 양상과 사유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특성에 기대어 야담에 나타난 민중의 性생활을 살피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민중의 삶을 보다 내밀하고 입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며, 더불어 야담이 단순히 민중의 해학적 측면으로써 향유된 사실들을 넘어서 그 속에 민중의 삶, 여러 측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려졌는지 살피고자 한다.
2. 야담에 나타난 민중의 性생활
⑴ 性 수탈의 현장들
피지배층에 대한 지배층의 수탈은 性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음의 이야기가 그러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①
이웃 마을 상놈의 아내는 스무 살 남짓이었는데, 얼굴이 자못 예뻤다. 그녀는 물을 길으러 갈 때마다 양반집 사랑방 앞을 지나쳐야 했다. 그 집 양반은 그녀를 어떻게 해보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언제나 주위에 보고 듣는 사람이 많아 기회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물동이를 이고 오는데 마침 주변이 조용하였다. 양반은 맨발로 마루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두 귀를 잡고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큰 소리를 치며 발악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시어머니가 나와 욕설을 퍼부으며 꾸짖더니, 이윽고 그녀의 남편까지 나와 욕설을 퍼부었다. 양반은 이미 지은 죄가 있는지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몸을 숨겨 달아났다.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녀의 남편은 기세등등하여 관아에까지 가서 하소연했다. 이에 고을 원은 양반과 상놈을 모두 데려와 마주 앉게 한 다음 문책했다.
“너는 비록 양반이나, 지아비가 있는 여자에게 거리낌 없이 입맞춤을 했으렷다! 이게 무슨 양반의 도리란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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