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도덕교육론-교실 밖의 아이들
『교실 밖의 아이들』
펴낸이
초등교실상담연구회
출판사
즐거운 상상
2학년 때 ‘생활지도와 상담’이라는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다.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과목을 여러 개의 교육학 관련 과목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교육사회학, 교육평가, 교육철학...등의 딱딱하고 어려워 보이는 과목에 비하여 ‘생활지도와 상담’은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 시험에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이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 과목을 선택할 당시에 상담이라는 것은 형식적인 것이라 생각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겪으면서 상담선생님은 전혀 만나볼 수 없었을 뿐더러, 계신다 하더라도 형식적인 역할 명칭만 ‘상담’이었기에 주변에서 상담이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어도 상담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담이라는 것은 그저 뜬 이론일 뿐 실제 학교생활과는 유리감이 꽤 큰 것이었다. 학교에서는 대부분 ‘좋은 학교 가야지’, ‘국영수가 중요해’, ‘다른 거 신경 쓸 새에 책 한 자 더 봐라’ 등의 압력이 가해진다. 때문에 ‘상담’이라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압박에 지친 아이들이 숨을 쉴 수 있는 돌파구는 쉽사리 찾을 수 없다. 이는 극단적일 경우, 심한 반항감이나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과 저항심 그리고 기타 일탈 행동으로 표출되곤 한다.
이러한 경험이 밑바탕에 깔린 채로 ‘생활지도와 상담’이라는 과목을 들으니, 마치 뜬구름인양 잘 와 닿지가 않았다. 심리검사, 대화기법, 게슈탈트기법, 인지전략... 상담하는데 있어서 정말 훌륭한 이론들이긴 하였으나 내가 훗날 교사 현장에 나가서 이를 기억하고 이 이론대로 아이들을 다룰지도 의문이었다. 또한 이론과 현실은 언제나 완전히 부합하지 않고 다양한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적용성의 여부도 궁금했다. 그저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달달달 외웠을 뿐이고 ‘상담’이라는 형식적인 이론은 내 뇌리에서 그렇게 사라져갔다.
그로부터 어언 1년 후, ‘교실 밖의 아이들’ 이라는 책을 만났다. 비록 책과의 만남은 자발적이 아니라 과제에서 비롯된 타의적인 것이었지만, ‘상담’에 대한 나의 사고를 획기적으로 바꾸어준 조그마한 그러나 강한 책이었다. 여러 권의 추천 도서 중 이 책을 고른 것은 ‘교실 밖의 아이들’이라는 책의 제목이 다른 책들에 비하여 내 마음 한 켠을 계속 안쓰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흔히 말하는 ‘불량아’, ‘반항아’, ‘문제아’ 등의 직접적인 용어를 쓴 것이 아니라 ‘교실 밖의 아이들’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오히려 깊은 호소력을 자아냈다.
2학년 때 배웠던 상담이론 책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책의 목차를 펼쳐보았다. 우리 아이들의 가질 수 있는 고민거리, 일탈행동 등을 ‘자기이해’, ‘가족관계’, ‘또래관계’, ‘사회문제’ 의 4영역으로 나누어 총 16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자기 내면의 문제를 이해한 후, 자기와 가장 가까운 환경인 가족을 이해하며, 학교에서 또래와의 관계를 알고 더불어 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까지 점차 영역을 넓혀가면서 다루는 구성이 좋았다. 사실 책의 상담사례들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지만 4개의 영역들이 복합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어 어느 한 부분에 문제가 있으면 다른 쪽에도 영향을 주는 식이라 영역구분에 있어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한 큰 틀 아래, 각 상담사례의 제목을 쭉 훑어보니 아이들이 한 번씩은 해 볼 만 한 고민들 그리고 주변 환경에 의해 상처받고 멍든 마음들이 잘 드러나 있도록 쓰여 있었다.
이번엔 이 책을 그저 과제용이 아니라 실제로 내가 교직에 나가서 이러한 다양한 고민과 문제를 안고 있는 아이들을 만났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식으로 아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면 좋을지를 진지하게 생각하며 읽었다. 매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느낀 것이지만 현재의 나는 그저 고민을 안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갈 막연한, 소심한 용기만 있을 뿐 이러한 아이들을 제대로 마주할 방안조차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상담교사님들의 아이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나가는 방식, 감동적으로 교화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첫 장은 자기 이해문제로 문을 열었다. 물론 한 아이의 문제와 고민 속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섞여있기에 딱히 ‘자기이해’ 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 쪽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기에 편성을 이리 한 것 같다. 이를테면, 자기도 자기 마음을 모르겠다는 아이, 부모님의 편애로 열등감을 심하게 느끼는 아이, 자신의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도벽이 생긴 아이, 주의력이 부족하고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는 아이 등이 등장했다. 이러한 아이들은 학교 현장의 극히 일부일 뿐 실제로 더 많은 경우가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더군다나 억눌린 자기 내면의 문제를 외부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대부분 공격성을 띄거나 주의산만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은 현대 사회로 올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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