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탱 게르의 귀환을 읽고
먼저 책을 읽기 전에 수업시간에 영화를 조금 보았다. 프랑스 옛날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부유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마르탱 게르가 결혼을 하고 벌어지는 사건을 보여주고 있었다. 처음에 프랑스 영화라는 생각에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영화는 의외로 흥미로웠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서 내용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시골풍경도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없어서 영화 전체를 보지는 못해서 다음 내용은 책으로 보았다. 처음 책을 읽을 때 지형설명부터 시작해서 시대적 상황, 역사적 배경 등 난해한 내용이 있어서 어려웠다. 또 생소한 프랑스식 이름으로 인하여 인물의 혼돈이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았을 때 기억을 떠올리면서 이해하니까 도움이 되었다.
‘마르탱 게르의 귀향’ 란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러하다. 어느 날 아내와 가정을 버리고 떠났던 마르탱 게르라는 사나이가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지난 과거와는 달리 성실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고, 아내인 베르트랑드를 존중해준다. 그래서 아내인 베르트랑드와 남편인 마르탱 게르는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마르탱 게르는 숙부에게 자신이 없는 동안 자신의 땅에서 난 작물을 나눠달라고 요구하게 된다. 과거와 너무나도 달라진 마르탱 게르를 보고, 사람들은 지금의 마르탱 게르가 가짜라는 의혹을 제기하기 된다. 몇 번의 재판 과정에서 놀라운 기억력과 훌륭한 답변으로 자신이 진짜 마르탱 게르라는 사실을 증명해가던 이 사나이는 재판이 끝날 무렵, 진짜 마르탱 게르의 등장으로 자신의 말이 거짓임으로 밝혀지게 된다.
책 속에는 무책임한 마르탱 게르, 자기의 소신과 고집이 있는 베르트랑드, 희대의 사기꾼 아르노 뒤 틸 등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여러 인물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아르노 뒤 틸이라는 인물이 매력적이고 인상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사람을 속이고 재산에 욕심을 부린 것은 잘못되었지만 한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무심하고 무책임한 마르탱 게르를 대신하여 재산도 부풀리고 자식과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다. 솔직히 마르탱 게르와 아르노 뒤 틸을 비교하였을 때 아르노 뒤 틸이 모자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숙부 피에르와 마찰이 없고 진짜 마르탱 게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아르노 뒤 틸과 베르트랑드는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다. 농업을 발전시켜서 재산도 늘리고 자식도 낳으면서 어느 가정처럼 화목하게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씁쓸하고 안쓰러운 감정이 들었다.
수업시간에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통하여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서 역사서인 ‘마르탱 게르의 귀향’의 배경이 되는 16세기 프랑스 사회 모습을 조사해 보았다. 시대적 상황으로 보았을 때 과거 중세 시대에는 왕권을 보다 철저하게 확립하고자 했던 절대군주정 시기였다. 절대왕정은 사회 통제의 방편으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까지 규제하려고 하였다. 걸림돌이 되는 사람은 이단아로 몰아서, 즉 ‘마녀사냥’을 통해서 제거하였다. 왕권은 ‘마녀사냥’이라는 본보기를 통하여 대중을 획일적으로 관리하고 통제 하였다. 이러한 마녀사냥은 15세기 초부터 산발적으로 시작하여 16세기 말에서 17세기가 전성기였다.
‘마르탱 게르’사건이 프랑스 16세기 전반기에 일어났기 때문에 마녀사냥과 비슷한 시기이다. 그래서 책 속의 아르노 뒤 틸, 즉 가짜 마르탱 게르가 마녀사냥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는 자신의 신분을 위조하여 마을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고, 신성한 결혼을 모독한다. 하지만 그는 직접적으로 마을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않았다. 그는 활동적이고, 그 당시의 생계수단이었던 농사를 열심히 하여 풍년이 오게 하는 등 마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였으며, 아내를 아끼고 사랑해 주었다. 하지만 마르탱 게르의 숙부는 그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가짜 마르탱 게르가 숙부에게 자신이 없는 동안 자신의 땅에서 난 작물을 나눠달라고 요구하자, 숙부는 마르탱 게르가 가짜라고 주장하였다. 이방인들도 마르탱 게르가 가짜라고 여기자, 숙부는 그들의 의견에 힘입어 마르탱 게르가 가짜라고 몰아간다. 숙부는 마르탱 게르를 가짜라고 몰아가면서, 다시 말하면, 마르탱 게르를 ‘마녀사냥’함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비록 진짜 마르탱 게르의 등장으로 인해 가짜 마르탱 게르는 사형에 처해지지만, 숙부의 행동을 통해서 나는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가짜 마르탱 게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을 ‘마르탱 게르의 귀환’이 아니라 ‘마르탱 게르와 마녀사냥’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마르탱 게르의 귀환’이라느 책은 인물의 특성이 잘 들어난다는 점과 더불어 역사서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기존의 거시사관점이 아닌 미시사의 관점을 바탕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제 사건의 장소에 가서 모든 자료를 모아서 이 책을 쓴 것 같다. 시대적 상황, 인물의 심리, 농민의 삶, 환경적 요건 등 여러 요인에 대해서 최대한 사실에 접근하려고 노력하였다. 왜 마르탱 게르가 마을을 떠났는지, 아르노 뒤 틸이 왜 마르탱 게르가 되려고 했는지, 베르트랑드는 가짜 남편인 것을 알고 있었는지, 저자는 인물들의 행동과 생각을 포함한 사건 전말에 대한 이해하고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용을 전개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포함한 시대적 상황을 부연 설명하고 있다.
또 책에서 문장을 서술할 때 ‘~하였을 것이다’라고 함으로써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 역사적 사건에 최대한 접근하려고 하였다. 추측적 표현을 통하여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기존에 역사서 또는 역사소설를 뛰어 넘어서 ‘마르탱 게르의 귀환’이라는 책은 역사자료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는 생각이 하였다.
그래서 역사가라면 거시적인 자료뿐만 아니라 ‘마르탱 게르의 귀환’같은 미시적 자료도 충분히 접해보아야 할 것 같다. 숲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통하여 같이 생각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르탱 게르의 귀환’는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배우는 모든 이에게 강력추천 한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