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제법 두꺼워서 당황했지만, 믿고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작가의 작품은 드라마로 알게 된 ‘유성의 인연’부터 시작하여 ‘교통경찰의 밤’, ‘회랑정 살인사건’, ‘동급생’ 등이 있다. 전체 중 일부분만 보았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한 문장 한 문장 놓칠 수 없는 필력에 나는 작가에게 신뢰감이 생겼다. 이번에는 독서클럽을 통해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만나볼 수 있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다른 책들과 비교하면 일단 장르가 추리 소설이 아니라는 점이다. 추측이야 있을 수 있지만 범인을 찾기 위해 모두를 용의자로 보아야 된다는 피곤함은 덜 수 있었다. 대신에 나는 이 작품을 감동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작은 좀도둑 세 명으로부터 시작되지만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 깨닫게 되는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판타지적인 요소 또한 곁들여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게 하였다.
2012년 9월 13일 오전 0시부터 새벽까지 나미야 잡화점의 상담 창구가 부활하는 기이한 현상에 좀도둑 ‘쇼타, 고헤이, 아쓰야’ 3인방이 들어서게 된다. 날이 밝아지길 기다리며 잠시 머무는 동안 발견된 수상한 우편물을 통해 과거와 연결되는 잡화점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고민 상담이 시작되었다.
이 소설을 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고민을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본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고. 다만, 자신의 생각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털어 놓고 싶을 뿐, 확신을 얻고 싶을 뿐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운명 앞에서 내리는 결정과 판단은 결국엔 문제에 놓인 그들 자신이라는 것이다.
나미야는 나미야 잡화점 주인의 이름이기도 하고 ‘고민’이라는 뜻의 일본어라고 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나온다. 암에 걸린 남자친구로 인해 올림픽 출전을 고민하는 ‘달 토끼(가타지와 시즈코)’, 꿈을 향해 달릴 것인가 가업을 이어야 하는 것인가 양자택일의 ‘생선가게 뮤지션(마쓰오카 가쓰로)’, 빚을 피해 야반도주를 행하는 부모님을 따라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폴 레논(와쿠 고스케/후지카와 히로시)’, 길러주신 노부부를 위해 돈을 벌어야만 했던 ‘길 잃은 강아지(무토 하루미)’. 그리고 그들은 나미야 잡화점에 고민을 털어내고, 답장을 받으며 고민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고민을 털어놓고 들어주는 것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매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연의 고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사연과 고민들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으며 할아버지는 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게 되었는지를. 모든 인연은 그 당사자는 모르지만 각자 연결되어 서로의 삶에 큰 힘이 되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와 희망을 보여주었다.
유독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일본 영화가 있었다. ‘미래를 걷는 소녀(東京少女, Tokyo Girl, 2008)’ 라는 영화이다. 장르 면에서는 다르지만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두 인물이 우연히 어느 공간속으로 사라진 핸드폰을 통해 연결되는 점에 있어서 나미야 잡화점과의 공통 요소가 느껴졌다. 혹시나 시대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도 한 번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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