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내안의 빛나는 1 를 믿어준 사람
학생이 자기의 일을 즐겁게 해내도록 만드는 교사는
영원히 월계관을 쓰게 될 것이다.
-엘버트 후버드
친구들과 학교에 대한 기억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보면 떠오르는 것이 여러 가지가있다. 유난히도 날 괴롭혔던 짝꿍, 어느 때보다 시간이 느리게만 갔던 야간 자율학습, 피하고 싶어도 어김없이 찾아오던 시험, 그리고 선생님 …….
누구에게나 학교에 관한 많은 추억들 속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선생님이 있을 것이다. 모르는 문제를 귀찮도록 가져가도 친절하게 알려주신 선생님, 학교 내에서 유명했던 호랑이 선생님, 춤과 노래는 물론이고 외모까지 멋져서 학교축제 때 섭외 1순위 이었던 선생님 등……. ‘내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 은 우리에게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선생님들을 회상하고 감사하는 글을 모은 책이다. 책 속에 담긴 매우 감동적인 글 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감격과 함께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밀려온다. 이 책에서 선생님에게 감사의 글을 전한 학생들은 특별한 선생님과의 만남으로 인해 싫어했던 것을 좋아하게 되거나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세상 어느 누구도 다른 이의 인생을 책임져 주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교사 가 무엇이기에 그들의 인생을 좌지우지 했단 말인가. 교사가 되기를 준비하는 사람이다. 내가 교사가 되었을 때 나 하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학생들이 기뻐하고 행복해 할 수 있으며 또 슬퍼하고 실망할 수 도 있다. 과연 나도 이 책에 나온 선생님들처럼 학생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교사가 될 수 있을까?
나에게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어떤 분이었냐고 묻는다면 중학생 때 국어 선생님, 고등학생 때 종교감 으로 계셨던 신부님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이중에서 한분만 얘기할 수 도 있겠지만 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기에는 두 분 모두 나에겐 너무 고마운 분들이셨다.
중학생 때 국어선생님은 여장부 스타일의 선생님이셨다. 건강이 안 좋으셔서 몸이 삐쩍 말랐지만 특유의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휘어잡으며 수업하곤 하셨다. 선생님의 수업방식은 앉아서 설명해주면 받아 적는 형식이 아니라 게임하고 퀴즈 맞추고 암기해야할 내용은 노래를 개사해 외우게 하는 등 시끌벅적하게 진행되었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절대 조는 일이 없었으며 우리학교의 국어 성적은 항상 도내 1등을 차치했고 선생님이 가르치는 반만 유난히 높은 평균 때문에 교육청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문제를 유출하는 것은 아닌지 감사까지 나오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수시준비를 하기위해 국문법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중학교 때 선생님이 개사하여 알려주신 문장규칙노래가 얼핏얼핏 기억이나 정확한 내용이 알고 싶어서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사실 선생님께서는 나의 담임선생님이셨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를 과연 기억이나 할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그러나 내가 수화기를 통해 “졸업생 주지은이라고 하는데요.”라고 하는 순간 선생님의 목소리가 밝아지더니 “지은아, 이게 얼마만이야. 어떻게 지냈어. 잘 지냈어?” 하며 너무 반가워하시는 것이 아닌가. 선생님의 목소리에 울컥해서 전화기를 잡고 펑펑 울 뻔했다. 선생님은 얼마 전 눈 수술을 받고 휴대폰의 문자메시지도 읽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보낸 문자는 읽을 수가 없었다고 미안해하시며 어느 정도 상태가 나아지면 공부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보내주겠다고 하셨다. 난 그냥 그때 배웠던 노래의 한소절만 물어보려고 했던 거였는데……. 마치 친정집에 갔다가 선물을 한 아름 싸가지고 온 느낌이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천주교 미션스쿨이어서 수업시간표에 종교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과목 이름으로만 봐서는 천주교의 역사나 종교이념 등을 배워야 할 것 같지만 우리학교에서는 전혀 학생들에게 종교를 강요하거나 가르치지 않았다. 종교 시간에 종교감이신 신부님께서 수업에 들어오셔서 논술에 대비하기위해 학생들에게 사회문제에 대해 토론을 시키셨는데
아이들에게 더 넓게 생각할 수 있도록 신부님께서도 그만큼 많이 공부하고 준비하여 폭 넓은 정보를 제공해 주셨다. 수시 준비를 하면서 면접을 봐야 한다기에 학원을 알아봤었는데 가는 곳마다 고액을 요구했으나 수업내용에 있어서 만족할 만한 곳은 없었다. 그때 신부님이 떠올라서 수시 면접 볼 때까지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신부님께서는 논술 자료를 주며 읽고 정리해오도록 과제를 내주시고 시간 날 때 마다 스스로 감독관이 되셔서 모의 면접을 해주셨다. 과제를 해갈 때마다 계속해서 쓴 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열심히 미루지 않고 과제를 해가는 모습이 흐뭇하셨는지 담임선생님께 내 칭찬을 해주셔서 담임선생님께서도 나에게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합격예측 프로그램에서는 합격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절망적인 데이터를 내놓았지만 나는 당당하게 수시 1차에 합격했고 신부님께서는 합격통지서를 지접 프린트해주시며 나의 합격을 함께 기뻐해주셨다. 대학 입학 후 바쁜 학교생활에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 가끔이라도 연락도 안한다며 전화하셔서 면박 주시는 신부님께 죄송하고 항상 감사드리고 있다.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신 선생님을 생각할 때 마다 ‘참 교사란 이런것 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두려워했던 것처럼 학생의 인생의 길을 일부러 바르게 돌리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관심가져 주는것, 학생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했을 때 손을 내밀어 주는 것,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아이의 안에서 빛나는 1%를 믿어주는 것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앞으로의 나아갈 길에 있어서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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