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삿포로에서 맥주를 마시다 를 읽고
‘일본은 없다’를 쓴 저자 전여옥이 10년이 지난 후 다시 일본을 바라보며 쓴 ‘삿포로에서 맥주를 마시다’. 일본문화에 관한 책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갔을 때 다른 책들도 물론 눈에 띄고 흥미있어 보였지만, 나는 그녀만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일본을 바라보는 것에 끌렸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테마로 일본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 특히 나의 흥미를 유발했던 몇몇만 집어서 보도록 한다.
먼저 ‘조용한 여행자로 일본을 즐긴다’. 평소 일본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일본방송도 가끔 보며 ‘나도 이제 어느 정도 일본에 대해 알았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방송매체 등에서 유명한 곳만 비춰주는 일본은 여행자에게 있어 필수코스이며 화려하게 보일지 몰라도, 직접 일본인이 생활하는 것을 경험하긴 어렵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도 유명한 긴자, 하라주쿠, 시부야, 신주쿠 등등. 내가 아는 곳은 이런 곳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곳은 눈요기는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진정한 ‘일본인의 생활’을 알기는 어렵다. 일본의 실생활을 알고 싶다면, 과감하게 주택가를 선택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누구나 그렇듯 사람은 처음에 화려한 겉모습에 혹한다. 일본문화에 관심을 가진지 4,5년이 된 지금, 나는 별로 그런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대단히 일본스러운 곳. 우리나라와 똑같은 주택가, 놀이터이지만 왠지 일본의 주택가, 놀이터엔 일본만의 정서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왠지 그런 것을 보면 ‘아...이것이구나!’하고 깨닫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 특히 일본어로 さくら라고 하는 벚꽃나무잎이 바람에 날려 휘날리는 것을 보면, 뭔가 애절함,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아직 일본을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일본에 가게 된다면 나는 장담할 수 있다. 지극히 일본스러운 것을 찾아다닐 것이라고.
또, 일본어를 잘하지 못하더라도 신문을 하나 사서 그림이라도 보라는 것이다. 신문을 통해 지금 그 사회와 직접 대면할 수 있고 아무도 여행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사람은 세계 어느 나라사람과 비교해도 외형적으로 일본인에 가장 가깝다. 우리나라사람은 유리하다. 그만큼 겉과 속이 다른 일본인에게 다가가기 쉽다. 일본인의 본모습을 보고 싶다면, 그 시작은 신문에서 출발하라.
두 번째로 ‘모든 일은 먹는 것에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일본문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책에 꼭 들어가 있는 일본의 ‘음식’. 이 책은 정말 유별나다. 책의 절반 이상이 먹을 것에 대해 썼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저자는 먹는 것을 참 좋아한다. 똑같은 스시라도 가장 서민적인 것에서부터 아주 고가의 스시 등 저자는 먹는 것을 가리지 않는다. 이것에 대해선 나도 동감한다. 나 역시 식탐이 도가 지나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유명한 곳에서부터 길가다 우연히 지나가다 들렸는데 꽤 맛이 있었다는 곳 등등 모두 정리해 메모해두었다. 또 어느 식당을 들어가야 할 지 고민될 때에는 손님이 줄을 서고 있는 식당에 가면 90%이상은 합격이라고 한다.
나도 일본문화 중 ‘음식’에 대해서도 꽤 관심이 있는데, 여기서 일본이 대단하다고 느낀 점이 하나있다. 작고 허름한 가게엔 장인이 있다는 점이다. 모든 가게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작고 허름한 가게엔 그만큼의 오랜 역사가 깃들어 있다. 그 시간이라는 것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장인은 그 가게에서 몇 년, 길게는 몇십 년동안 일한다. 설사 그곳이 유명해져서 많은 돈을 번다해도 절대 가게를 확장하지 않는다. 묵묵히 그 자리에서 오던 손님을 웃으면서 반긴다. 그러니 길가다 어느 음식점을 들어가도 맛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면에선 우리나라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몇십년 동안 원조를 지켜오며 단골손님들을 맞는 가게도 있지만, 대부분은 식당을 크게 개업하고 점점 손님이 줄어들어 수입이 없을 땐 결국 가게문을 닫고 만다. 심지어 한 장소가 2년 사이에 3번 바뀐 것도 보았다. 우리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그것을 지키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 번째로 ‘삿포로에서 느낀 맥주의 고소함’. 나는 사실 도쿄, 오사카, 나라, 교토 등 유명한 도시에만 관심을 두고, 저 멀리 훗카이도의 삿포로에는 큰 관심을 느끼지 못했다. 단지 한겨울에 눈이 2m가 넘게 쌓인다는 것 정도밖에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몰랐던 삿포로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큰 매력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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