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을 읽고
‘사랑’ 이란 단어는 참으로 오묘하면서도 그 어떤 다른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의미를 가진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건 결코 쉽고 단순하지 않다는 대답뿐일 것이다. 인간의 오만가지 감정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공통적이기 때문에 하나로 정의되어 있지만 정의된 그 감정을 설명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랑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남녀 간의 사랑의 통과의례를 따지자면 세계적으로도 공통적일 것이고 심지어 200년 전에도 공통적이었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약 5년 만에 다시 손에 집어든「오만과 편견」은 이러한 남녀의 사랑의 시작에서부터 서로를 인식하고, 사랑을 줄다리기하는 과정들을 속속히 보여줬다. 작가 제인 오스틴은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통해 사랑에 대한 많은 감정들을 모두 담아내어 묘사하고 있는데, 이것이 이 소설이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연애지침서라고 불리는 이유일 것이다.
이 소설에서 나의 주의를 끈 것은 엘리자베스의 사랑에 대한 열정이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장난스럽게 결혼과 사랑의 조건을 이야기하던 나에게 엘리자베스의 사랑은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어느 연애론의 구절에서 사랑은 열정과 같아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피고 진다라는 말이 있었다. 이것은 즉 열정적인 사랑은 상대의 조건을 골라가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의미하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도 그러한 사랑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물질주의와 황금만능사상이 팽배한 그 시대에 엘리자베스가 콜린스의 청혼을 거절한 것도 사랑이 아닌 조건으로 결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 일 것이다. 진정한 사랑을 꿈꾼다면 아름다운 상대와 완벽한 조건을 찾기 전에 엘리자베스처럼 사랑의 본질을 먼저 깨닫는 것에 의미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만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 사랑이야기의 시작은 우리가 아는 모든 사랑이 그렇듯 순탄하고 아름답지만은 않다. 이 소설의 제목처럼 갖가지 오만이 존재하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신분에 대한 다아시의 오만, 그런 다아시에 대한 엘리자베스의 편견. 그리고 다아시의 열정적인 구애에 다아시에게 강한 매력을 느끼면서도 겉으로는 전혀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는 엘리자베스의 행동. 이 모든 것은 일명 사랑의 줄다리기라고도 하는 지금의 사회의 연애란 것과도 닮아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쉬운 사랑과는 다르게 이 소설의 마지막은 이 모든 오만과 편견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사랑으로 극복한 두 사람의 해피앤딩으로 막을 내린다.
결국 이 소설이 사랑에 대한 갖가지 심리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진정한 사랑이다. 200년이 지났지만, 남녀 간의 통과의례는 크게 변하지 않았고, 소설속의 등장인물은 오늘날의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소설의 마지막쯤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사랑의 계기에 대한 물음에 이렇게 대답한다.
“시작의 시점이나 장소, 용모, 말 같은 것들은 분명치 않아요.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벌써 중간쯤에 와 있었거든요”
지금은 알 수 없는 진정한 사랑이란 의미를 알아차릴 그 때에는 이미 사랑이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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