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 Black 을 보고 철학을 생각 하다 블랙 감상평 블랙 영화 감상문
『불랙(Black)』은 산자이 릴라 반살리 감독, 라니 무커르지(미셀 맥날리역)와 아미타브 밧찬(데브라이 사하이역) 등이 출연하는 2009년 인도의 영화이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고 귀가 들리지 않아 말도 못하는 소녀 미셀은, 세상과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매일 사고치는 반항의 삶을 살고 있었다. 8년 동안 지켜본 미셀의 부모는 딸에게 당황과 절망을 느끼고, 드디어 정신지체자요양원으로 보낼 것을 고려한다. 그러나 사하이 선생의 등장은 미셀에게 빛을 가져다준다. 사랑과 믿음 그리고 타자로서의 다가감은 미셀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미셀이 대학졸업의 꿈이 이루어지는 만큼의 정도에 따라, 사하이 선생은 미셀의 태어났을 때의 모습으로 점차 변하여 간다. 사하이 선생은 눈이 멀어지고 귀가 들리지 않고, 말도 못하게 된다.
1. 부조리의 문제
미셀은 깡통을 달고 짐승처럼 포호하면서 온 집안을 휘몰고 다닌다. 이미 8년이 지나 집안의 다니는 구석구석은 환하다. 어디쯤에 문이 있고 계단이 있으며, 서재가 있고, 밥을 먹는 식탁이 어디에 있다는 것, 어머니 아버지 하인들 모두는 무섭지 않다. 밥을 먹을 때는 짐승처럼 손으로 마구 퍼 넣는다. 자기 것만 먹는 것이 아니고 온 식탁을 휘저으며, 마음대로 안 되면, 접시도 깨고 물그릇도 엎어 버린다. 그래도 부모는 난장판은 아랑곳 않고, 오직 미셀의 비위만 맞추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 어린 동생인 사라에게 눈을 찌르는 등의 해코질 을 보고 미셀의 아버지는 놀라서, 미셀을 때리고 밀치고 집어 던지고 폭력을 휘두르면서 몹시 당황해 한다. 미셀과 계속 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제는 시설로 보내야지, 그리고 미셀의 부모는 어쩔 수 없는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미셀은 대학에 입학하여 처음의 전 과목 낙제를 경험한다. 그래도 사하이는 미셀에게 실패의 축하를 보낸다. 거미는 수많은 실패를 거쳐서야 자기의 집을 짓는다고, 둘은 춤을 추면서 다음의 성공을 다짐한다. 미셀은 학교생활에 익숙해지고 사하이 선생과 함께하는 수업도 원만하게 이루어진다. 언제인가 야외에서 공부하는데 미셀이 계속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여 펴보고 하더니 갑자기 눈이 왔다. 옆에 있던 사하이 선생도 예감하지 못한 자연의 현상을 미셀이 느낀 것이다. 이것은 세상과 완전한 소통이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학과목의 시험은 계속 낙제이다. 답을 알아도 답안지를 작성하여 정하여진 시간 내에 제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단지 타이핑의 속도가 느림이다. 이것 때문에 3년 연속 낙제를 하고 만다. 미셀은 절망하면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짐을 싸지만, 사하이는 분노한다.
위의 둘을 부조리의 사례로 본다.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1906-1995)는 부조리에 대한 경험은 존재 자체에 대한 무력감의 경험이고, 주도권의 상실이며, 자율적인 의미부여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루지 못할 무모한 노력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것이 삶이라는 것을 믿기에 계속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가혹한, 자신의 ‘업(業)이고 벌(罰)’ 인지도 모른다.
2. 차이의 문제
소경이나 농아를 우리는 장애라고 한다. 보는 장애, 듣는 장애, 걷는 장애, 그렇다면 정상이란 무엇을 의미 하는가? 보통의 사람들과 다르면 장애인이라 한다. 그러면 보통의 사람들이 다 정상인인가? 표준의 차이, 언어의 차이, 사상의 차이, 종교의 차이, 문화의 차이, 인종의 차이, 민족의 차이 등 세상에는 무수한 차이가 있다. 또 그 차이로 인한 개인적 혹은 사회적 국가적 문제는 크고 작은 갈등의 야기이다.
미셀은 단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차이로 인하여 부모로 부터 사랑은커녕 급기야 짐승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대학에서는 장애인인 미셀이 학문을 하기에 접합하지 않다고 보면서, ‘대학은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다’고 논의자체를 차단한다. 정작 장애인에게 아무런 이해와 배려는 없다. 나와 다르니까 둘 중 하나는 비정상인 것이다. 비정상인 사람은 비정상이라서 자기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다. 이런 차이는 동정이나 중화, 타자를 동일자로의 환원을 강제하기도 한다. 존재자의 중화는 존재자를 대상화하는 작업에서 즉 의식의 표상작업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다. 의식의 개념화 작업에서 대상으로 전환되는 존재자들은 희석되고 중화되면서 그 실질적 내용이 변색된다. 이런 불평등에 대하여 레비나스는 타자와의 비대칭성, 불균등성이 인간들 사이의 진정한 평등을 이룰 수 있는 기초이고, 이런 의미의 평등만이 약자를 착취하는 강자의 법을 폐기할 수 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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