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고독한 군중- 을 읽고
책을 읽기 전에 문득 생각이 든 것이, 60년이나 지난, 반세기 전의 사람이 60년전에 쓴 책이, 그것도 50년대의 미국인을 보며 쓴 책이 과연 21세기의 한국에도 적용될까? 란 의문이 문득 들었다. 인류가 급속도로 발전했다지만 1950년의 상황과 현대의 상황은 다르고, 미국인과 한국인의 생각은 더 많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스마트폰이 나오고 SNS가 나왔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내가 뭘 하는지 남들에게 알릴 수 있고,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도 있는 사회가 되었는데, 이렇게 소통이 쉽고 빨라진 시대에 그의 생각을 적용시킬수 있을 지 약간의 의문이 들었었다. 하지만 책을 읽은 뒤로 든 생각은, 많은 것들이 새로 나오고 시대가 변해도 1950년의 미국과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오히려 그가 한 현대사회에 대한 생각이 더 착착 들어맞는것에 놀라움을 느꼈다.
리스먼은 인류 역사의 발전과 함께 사람들의 생각이 전통지향형,내부지향형,외부지향형 세 차례로 발전한다고 했다. 전통지향형은 옛날 전통사회에서 전통을 그 중심으로 삼은 것이고, 내부지향형은 산업시대까지 ‘가족’ 에 의해 학습되고 형성된 도덕이 중심이 된 시기, 그리고 지금 현대사회인 또래 집단이나 사회의 영향과 관심에 따라 행동하는 외부지향형인데, 이 외부지향형에 대한 비판에서 참 많은것이 공감되고 느낀것이 많았다.
앞서 말했듯이 세상이 발전해서 소통이란것을 하기 참 편해졌다.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일명 SNS가 대표적인데, 겉보기엔 남들과 이것저것 공유하고 이야기하는것이 정말 좋아보이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거의 자기자랑에 형식적인 축하의 글들로 거의 도배되어있다. 물론 다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한때 나도 페이스북을 했던 사람으로서 글 을 쓰고 사진을 올릴때는 어떻게 쓰고 어떻게 올려야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좋아요를 눌러줄까? 란 생각이 들었고, 남들의 사진을 볼때는 ‘나와 다르게 친구들은 참 재밌게 사는구나’란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뭐 다 그렇진 않고 가끔은 정말 공감되는 것들도 많았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나도 남들처럼 재밌게 살아야만 한다’ 란, 외부지향형 생각이, 본래 소통이 의미인 SNS가 오히려 외로움을 증폭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난 누군가가 했던 말인 ‘SNS는 인생의 낭비’ 라는 말을 심히 공감하는 편이다. 또한 굳이 거기까지 안 가도, 지금의 한국사회의 제 1가치는 ‘남들의 시선’이다. 내생각이지만 이건 한국인만의 특성같은데, 동북아시아 특유의 민족주의와 국민성이 합쳐져서 그야말로 ‘본래 목적을 잊고 남에게 보여주는게 목적인’ 사회가 되버린것 같다. 체면 하나만을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하기도 하며, 도를 뛰어넘는 차와 명품백, 성형 등에 신경쓰고, 아예국가차원으로 무슨 일이 터지면 ‘해외반응’이라는 검색어가 꼭 순위권에 오른다. 하지만 한국인 개개인의 행복도는 세계 평균 이하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외부지향형 사람으로서 남들의 시선에 모든걸 걸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내면적인 고립감에 고뇌하는, 그야말로 ‘고독한 군중’의 표상인 것이다.
또한 데이비드 리스먼이 말한, 이 ‘군중 속의 고독’이 정치적 무관심은 조장하고 결과적으로 민주주의의 체계를 위협한다는 것에 심각하게 동의한다. 다만 약간 다른데, 리스먼은 이 내면적인 고립감에 모든 걸 포기해서 그것 자체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아마 남 시선 의식하기에 지쳐서 두손두발 다 놔버리고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것을 말하는듯 하다.) 내가 생각하는 외부지향형이 민주주의 사회에 위협이 된다는 것은, 남의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자신의 생각은 전혀 없는데 그들의 의견을 따르는, 쉽게 말하면 남들이 까니까 나도 깐다! 라는 생각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 것 같다. 몇 년전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엔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라는 말이 대유행이었다. 정작 자세한 상황은 전혀 모르면서(!) 남들이 다 그러고 다니니까 왠지 나도 그래야될것 같은 생각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고 다녔고, 그중엔 나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정 반대 상황이 됐다. 굉장히 웃긴일이지만 이런데서 발생하는 사회갈등이 민주주의에 굉장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어쨌든 리스먼과 약간 다르지만 동의한다.
솔직히 책을 굉장히 빠르게 읽는 바람에 자세히 읽지는 못했지만, 지난번에 읽었던 사회학으로의 초대와는 달리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시험이 끝나고 여유가 되면 다시 한번 자세히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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