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사회학에의 초대
시작하는 글에서 피터 L.버거가 말했듯이 아주 쉬운 글은 아니었다. 그러나 글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사회학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었음을 알았다. 또한 그동안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사회’라는 거대한 집합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나는 흔히들 생각하듯이 사회학자란 사회사업을 하거나, 사회개혁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학자 혹은 사회학을 좁고 특정한 시각으로 바라본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회학자는 개인 혹은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거나 부조리한 현실을 타파하려는 사람이 아니었다. 물론, 사회학자로서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겠으나, 사회학자들이 꼭 인도주의적으로 통찰을 해야 할 이유도 없을뿐더러, 남을 위해 희생정신을 발휘할 필요도 없었다. 왜냐하면 사회학자는 가치중립적으로 존재하는 것 그 자체를 정확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사람이고, 그것은 선과 악으로 구분되어져 비판을 받아야하는 문제가 아니라 단지 사회학의 지향점에 도달하기 위해 사회학자로서 갖추어야 할 관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학자는 가치중립적인 자세로 무엇을 할까? 그들은 인간의 모든 활동에서 그들의 주제를 발견하고 사회라는 인간관계의 큰 복합체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있어서 ‘사회학적 문제’란 사회제도나 사회구조의 모순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는 것이다.따라서 나는 얼마나 객관적으로 그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바라보느냐가 사회학자로서의 자질을 평가받는 기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부분에서 사회학에 대한 나의 오해를 풀었다면, 뒷부분에선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사회’라는 존재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근대 사회학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에밀 뒤르켐은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힘으로 보아, 사회가 우리 개인을 통제한다고 보았다. 그가 다소 극단적인 언어표현을 사용해 사회속의 인간을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예전에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그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사회를 개인이 이기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무인도에서 나름 체계적인 위계질서를 구축한 아이들의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소수(혹은 약자)들은 그들로부터 목숨을 위협받는다. 무인도에 떨어지기 전까진 평범한 삶을 살던 아이들이 자신들이 구축한 사회에서 전에는 허용되지 않던 일들을 아무런 죄책감없이 저지르는 모습에서 나는 처음 사회의 특성을 결정짓는 것은 개개인이지만 그것이 유지되고 존속될수록, 그사회에 속하는 사람의 기존 특성 또한 바뀌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개인은 사회를 뛰어넘을 수는 없을까? 내 생각은 ‘없다’이다. 버거는 개인은 사회라는 감옥속에 갇혀있다고 말했다. 그 말을 토대로, 나는 우리가 이미 감옥에 갇힌지 오래된 무기징역의 수감자라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회에 속해 여러 가지 관습과 관념을 배우게 된다. 어릴적엔 그러한 것들에 의문을 품기도 하고, 반항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것이 감옥에 처음 들어온 수감자가 무죄를 주장하듯 초창기에 잠깐 이루어지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흐를수록, 수감자는 감옥이라는 ‘사회’에 적응을 했다. 이제는 이곳을 벗어났을 경우, 스스로 헤쳐 나가야할 여러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개인이 사회를 벗어날 경우 맞닥뜨리는 문제, 가장 중요하게 ‘생명’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힘의 집합체인 ‘사회’의 보호를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나는 개인이 사회를 뛰어넘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인이 사회라는 힘에 굴복하여 살아가는 객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는 늘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삶을 살았다. 그 선택의 폭이 사회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졌음은 분명하지만, 여러 가지 선택지 중의 하나를 주체적으로 선택하며 살아왔다. 애초에 사회라는 틀에서 살아감을 선택한 것도 우리 스스로이기 때문에 나는 개인이 꼭 사회를 벗어나야 한다거나, 사회에 존속되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끝으로, 사회란 늘 우리곁에 함께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종종 사회의 존재를 망각하고 살아간다. 나는 사회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사회에 종속되어 살아가는 객체로 전락되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버거의 말처럼 이미 알고 있는 사회를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아 그 사회의 새로운 측면을 알아내는 일련의 과정들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려니 느낌이 생소했다. 게다가 책 또한 우리나라 서적이 아니라, 외국작가의 번역책이라 말을 이해함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책을 끝까지 읽음으로써 이제야 앞으로 내가 배워야할 학문의 깊이가 실감되기 시작했고 나는 그동안 사회학으로부터 진정한 초대장을 받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대장을 받기에 나는 사회학에 대한 분명한 이미지조차 그려내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사회학에 대해 간단한 스케치를 하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깊이 있게 배워나감으로써 그동안 모호했던 사회학의 이미지를 자세하게 그려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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