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비즈니스의 이해]- 자본주의 4.0을 말하다 - 서평
현재 세계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2007년 금융 위기를 시작으로, 현재의 유럽 재정 위기 그리고 미국의 경기침체 등으로 이어지는 자본주의의 위기로, 향후 자본주의가 생존을 위해 어떻게 변하게 될지 아니면 이대로 속절없이 무너질지 세계의 각 나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책 『자본주의 4.0』에서 타임스의 총괄 에디터인 저자 아나톨 칼레츠키는 미래에 대한 비관주의보다 낙관주의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이런 낙관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위기를 바라보고, 지난 250년 동안 자본주의가 그래 왔듯이 슬기롭게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극복 과정에서 나타나게 될 새로운 자본주의는 1980년 이래의 신자유주의라는 시장 근본주의에서, 시장과 정부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저자는 이 새로운 자본주의를 자본주의 4.0이라고 부를 것을 제안한다.
자본주의 4.0은 시장과 정부의 엄격한 분리라는 지난 30년간의 경직성에 벗어난다.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이기심과 경쟁 등에 의해 시장이 움직이지만, 시장의 실패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 동시에 인정한다. 이는 정부의 적절한 개입을 인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진화 과정을 자본주의 1에서 자본주의 3으로 정리하고 각각 자본주의 단계를 좀 더 세분화 했다. 자본주의 1을 애덤 스미스와 해밀턴에서 레닌, 후버, 히틀러까지의 시기로 보고 자본주의 2는 루스벨트와 케인스에서 닉슨과 카터까지의 시기로, 또 자본주의 3은 대처, 레이건, 밀턴 프리드먼에서 부시, 폴슨과 그린스펀까지의 시기로 구분했다.
자본주의의 진화 과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민주적 자본주의는 장기적으로는 발전을 이루어 나가지만, 때로는 다양한 이유들로 시장이 왜곡되어 호황과 불황의 주기를 거듭한다. 2008년의 금융 위기도 이러한 호황-불황 사이클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이것이 역사상 최대의 금융 재앙으로 확대된 것은 구조적 요인이 아니라, 담보대출 금융 부문 폭락이 원인이었으며, 헨리 폴슨 재무 장관을 중심으로 당시 정치권이 이에 무능하게 대처함으로써 역사상 가장 큰 금융 위기로 바뀐 것이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결정이 대표적인 실수다.
그렇다면 내가 그나마 조금 알고 있는 사건인 ‘2007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어떻게 극복됐을까? 시장 근본주의자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로 금리와 무제한적인 통화 확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 대출 증가, 모든 주요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무제한 지급보증 등이 이 위기를 극복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런 극복 과정에서 나타나게 될 미래의 자본주의 4.0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경제, 정치, 금융, 세계의 측면에서 이를 다음과 같이 예측한다. 자본주의 4.0은 적응성 혼합경제로서 정부와 시장을 동반자 관계로 보게 된다. 환경에 맞는 제도적 구조, 규제 등을 기꺼이 변화시킬 수 있는 적응성 시스템이 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자본주의 4.0에서 말하는 경제정책이란 인플레이션과 명목 GDP 또는 다른 어떤 한 가지 경제 목표만 통제하는 대신, 중앙은행은 여러 가지 경제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최소한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적정한 수준의 경제성장률과 고용만이 아니라 낮은 물가상승률이라는 목표도 달성한다. 중앙은행들은 신용을 적절히 확대시키고, 다른 주요 경제국의 책임 있는 기관과 협력하여 무역 불균형을 적정선에서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 책에서는 현재의 정치는 진보주의가 견해를 정리할 때까지 보수주의가 계속 득세하는 형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더 큰 정부는 바로 더 작은 정부를 뜻하며 민주주의란 여론의 힘이 더 약해지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재정지출은 줄이고 세금은 더 걷고 국가의 경제 주도권은 정부에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의료 개혁은 보수적인 이슈가 되고 진보주의자들은 누진세 완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자본주의 4.0은 말했다.
또 자본주의 4.0이 도래한다면 금융과 은행업 중, 금융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금융은 본질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나, 현대 경제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금융 시스템에는 언제나 정부의 암묵적인 지급보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틀린 경우가 종종 있기에 특정한 문제의 조짐이 없더라도 정책 결정자들은 금융기관들을 규제해야 한다. 또한 은행들의 자본 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금 흐름이 원활하려면 회계 규칙과 공개 요건 면에서 은행과 금융기관들에게 다른 사업보다 훨씬 더 많은 재량권을 주어야 하고 은행들이 직면한 거시 경제 리스크를 판단할 때 민간 신용평가기관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민간 모기지 시장과 공공 모기지 시장을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저자였다. 납세자들이 은행의 실질적인 동업자라면 이들의 이익도 주주의 이익과 마찬가지로 대변되어야 한다. 저자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초저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은행들의 수익성은 당분간 매우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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