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탱 게르의 귀향은 누굴 위한 귀향인가
우리는 그동안 왕권위주, 큰 사건위주의 역사를 배워나갔다. 그렇다보니, 역사교육과정에서 하층민들, 일반인들의 생활방식을 세밀히 배우기란 힘들다. 이야기형식이 아니더라도, 그런 교육방식은 그 시대에 정치 분야 등 여러 분야의 모습을 습득하기가 쉽다. 하지만 그 시대 일반하층민들의 감정과 이야기를 알기란 쉽지 않다.
나는 오히려 학교에서 일반 교육보다는 이 책에서 읽고 느낌에 따라 오히려 그 시대상이 확실히 느껴졌다. 이 책은 16세기 프랑스와 스페인 근처 일대에 있던 한 마을의 이야기이며, 그들의 여러 면에서의 관습과 생활방식, 그리고 그들의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매우 설명이 잘 되어 있다.
이 책의 서론에서 희극에 관한 말이 나온다. 책에 따르면 농민들에 관해 남아 있는 문헌 자료들은 촌락민들을 희극의 주제로 삼는 고전적 규칙들을 따르고 있다. 라고 한다. 희극은 이론상 민중들, 하층민들에 관한 것이며, 그 결말은 행복하고 즐겁고 유쾌하다. 하지만 책에서 주장하듯 농민들이 여러 가지 곤경에 빠지는 그리고 결말이 늘 행복한 것만은 아닌 다른 사료들도 존재한다. 오히려 농민들의 삶은 비극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이 꼭 하층민이기에 상류층과의 자본적 갈등 혹은 투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일반적인 가족생활에 있어 인간이라면 개인이 다 가지고 있는 악함 때문이다. 그 악함 기본적으로 욕망을 기반으로 한다. 욕망은 하층민 상류층이 서로 다르지 않다. 그것은 개개인에 따라 조금의 변화가 있을 뿐이다. 욕망의 수준에 있어 계층은 환경적 요소일 뿐이다.
하층민 그들도 똑같이 색욕에 미친 사람이 있으며, 그에 못지않게 재물욕에 빠진 사람도 많았다. 이 책 앞장에서는 아내가 친구와 사통하는 장면을 목격한 탐욕스러운 농부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곡식 열두 되를 주겠다는 약속에 분이 누그러지고, 그리고 나서 협상을 준수하기 위해 두남녀가 일을 마치도록 내버려두어야 했다. 그야말로 색욕과 재물욕의 만남이었다.
이 마르텡 게르의 귀향 역시 서로 간의 욕망으로 빚어진 결과이다. 아르노 뒤 틸의 사기행각, 베르트랑드의 불륜, 피에르 게르의 소송 들은 모두 욕망을 바탕으로 생긴 일이다. 아르노 뒤 틸은 초기에는 재산에 대한 욕심과 후기에는 베르트랑드에 대한 욕망도 생겼을 것이다. 피에르 게르가 행한 소송 역시 재산에 대한 욕심, 그리고 베르트랑드는 자신이 원했던 미래의 모습과 성욕을 채우기 위하여 그가 거짓의 마르탱임에도 그와 공범이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원흉인 마르탱 또한 농촌 등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 중 마음에 드는 것 하나 없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곡예와 검술을 하기 위해, 곡식절도를 빌미로 가족부양의 책임감을 뒤로한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집을 떠난 것이다. 모든 것은 이해관계 속에서 이뤄졌다.
마르탱에 대하여, 그는 검술과 곡예를 좋아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에 꽤 괜찮은 재산을 가진 아버지가 존재했고, 재산의 상속권한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어린나이에 같은 동년배인 베르트랑드와 결혼했다. 하지만 그는 성적 불능자였고, 오랜 기간동안 베르트랑드는 임신을 하지 못했다. 베르트랑드는 결국 몇 년후에야 임신에 성공을 했다. 그러나 마르탱은 아르티가의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탈출구를 찾았다. 그러던 도중 아버지로부터 곡식을 훔쳤으며, 절도에 대한 가혹한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는 가족과 어린아이를 둔 자신의 아내를 떠나 군대에 입대했다.
어찌보면, 모든 것의 원흉은 다 마르탱이었다. 그가 좀 더 가정에 충실했다면, 이 모든 욕망 속 이해관계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마르탱은 군대에 입대 후 전쟁 중에 다리에 총을 맞아 다리를 절단하는 일까지 일어났는데, 그렇게 모든걸 저버리고 도망만 안쳤어도, 다리를 잘라야 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베르트랑드가 가짜 마르탱과 가정생활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죄는 있으나, 마르탱이 그 죄에 대해 분개하고 화를 내어선 안된다. 그가 애초부터 내치지 않았다면 베르트랑드가 외로워할 일도, 가짜 마르탱이 활개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결혼을 했다해도, 아버지인 상시게르와 마르탱 게르는 한집에 살고 있다고 읽었다. 그런데 마르탱이 떠난 이유는 아버지의 곡식을 훔친 죄이다. 같은 집에 살고 있는 같은 가정인데, 그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돈이나 귀중품을 훔친 게 아니라, 곡식을 어떻게 훔치면 절도죄가 성립되는지가 궁금하다. 같은 집안에 있는 가족에서 곡식을 절도를 하는게 가능한가? 자신의 집 말고 훔친 곡식을 놔둘 곳이 따로 있나? 부자가 한집에 살고 있다는 것은 맞는데, 애초부터 곡식이란 것은 섭취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같은 집에서 훔쳐서, 혼을 난다는게 아, 뭔가 함정에 빠진 것 같아서 이해가 되질 않고 계속 생각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있는 것 같다.
마르탱이 모든 일의 원흉이었다 하더라도 다른 이들의 욕망이 옳은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아르노 뒤 틸은, 결혼한 가정의 한 가장을 연기했다. 사기행각으로 남의 존재를 대신하며 그 존재의 재산을 모두 탈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상당히 아이러니 한 점은, 오히려 진짜 마르탱보다 아르노가 연기한 가짜 마르탱이 더욱더 훌륭한 한 가정의 가장이였으며, 피해를 준 이는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아르노가 마르탱이라는 존재를 연기했다하더라도, 마르탱이 가정에 충실하고 피치못할 사정으로 떠난 것이 아닌, 애초부터 마을생활을 마음에 들지도 않아했으며, 절도를 핑계삼아 자신이 하고싶어 하는 일을 찾아 가정을 버리고 떠났는데 그 존재를 대신해서 마르탱의 가정에 화목함을 만들어 준 것이 다른 사람들 심지어 마르탱에게 조차 피해를 준 것은 누가 봐도 아니다. 다만, 문제가 발생한 것은 토지문제였다. 가짜 마르탱은 상속된 땅을 판매하려했고 마르탱이 사라졌을 당시의 후견인으로써 토지를 관리한 피에르 게르와의 불화가 있었다. 그리고 피에르는 다시 지금 앞에 있는 마르탱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을 뿐이다. 만약, 이러한 토지문제에서 아르노가 피에르의 심기를 건들지 않고 좀더 존중해주었으면, 혹은 상속된 토지에 대해 좀 더 자중을 했더라면, 아마 좀 더 오래 베르트랑드와의 관계를 가졌을 수도 있다. 훌륭하고 가정적이었다곤 하나, 사기꾼치고 너무 튀는 행동을 했다. 하지만 진짜 마르탱이었다해도 충분히 일어날법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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