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1994년, 금융자본의 국제기구이자 신자유주의 이념의 전도사인 World Bank는 칠레의 연금개혁의 성공에 자극 받아 사회보장연금을 민영화하는 방안을 담은 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기존의 부과방식연금이 노후 소득보장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재정 부담으로 경제성장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보장 연금을 민영화 시키는 길밖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전 세계 노동자계급의 권익을 대변하는 ILO(국제노동기구)와 ISSA(국제사회보장협회)는 곧바로 반론에 나섰다. World Bank 보고서에 담긴 민영화 정책의 반 노동자적 성격을 간파한 이들로서는 본격적으로 대처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2. 칠레의 연금개혁 : 논쟁의 배경
칠레는 다른 남미국가들처럼 경제수준에 비해 이른 시기인 1920년대에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적립방식의 공적연금을 도입했다. 그러나 잘못된 재정 설계와 불합리한 운영으로 재정위기가 초래되었고, 결국 그 해결을 위해 1970년대 들어 부과방식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부과방식도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1)과거 칠레 연금 제도의 문제점: 통일성의 결여.
당시 백여 개의 연기금이 운용되었는데, 연금 수급개시연령이나 연금기준이 각양각색이었다. 예컨대, 블루칼라는 65세가 되어야 완전연금을 수급했는데 이에 비해 42세나 55세에 수급하는 직업계층도 있었고, 공무원은 100% 인플레 조정 연금을 받았는데 노동자 일부는 생계비 자동 조정 혜택조차 받지 못했다. 또한 1962~1980년, 블루칼라의 평균 연금이 41%나 감소한 것으로 보듯이 중상층 근로자에 비해 저임금 노동자가 불리했다. 제도가 매우 불공평했던 것이다. 보험료율도 16~26%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았다. 인구구조의 변화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55년 12.0이었던 부양률(퇴직자÷경제활동인구)이 1979년 2.5로 감소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1970년대 초반부터 연금 재정은 총체적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1971년에 이미 중앙정부의 연기금에 대한 지원은 GDP의 4%에 달햇다.
2)과거 칠레 연금 제도의 대안:민영화
칠레의 연금 민영화정책의 핵심은 개인투자계정(ICA), 연기금운용회사(AFP), 연기금감독청(SAFP), 최저연금보장제 등 네 가지이다.
①개인투자계정이란 가입자 명의로 개설된 저축계정을 말하는데, 매월 납부하는 보험료가 여기에 적립된다. 임금노동자는 강제, 자영자는 임의 가입이다. 보험료율은 임금(노동자)이나 소득(자영인)의 10%이고, 사용자 부담은 없다. 금여로는 노령연금, 장애 및 유족연금이 있고, 연금 수급연령은 남자 65세, 여자 60세이다. 연금은 개인계정의 적립금 총액을 보험수리적으로 계산하여 월 단위로 지급한다. 생명보험회사와 계약하여 사망할 때까지 월정 연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②AFP는 적립된 기금을 관리하는 무추얼 펀드이다. 가입자는 AFP 선택권이 있다. AFP는 연기금 관리 이외의 다른 사업을 할 수 없고, 법정 급여만 취급해야 한다. 1999년 현재 12개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중 상위 6개 투신사(프로비다, 하비타트, 산타마리아, 쿱룸, 수마-반산더, 프로텍시옹 등)가 전체 가입자와 기금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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