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교육 교육과정과 교육평가
그러나 전통적 7자유학과나 르네상스시대의 인문교과는 17세기 이후 실학주의·범지주의·자연주의·공리주의·진보주의로 이어지는 경험적·실용적 교육론자들에 의해 심한 비판을 받게 된다. 베이컨 등에 의해 경험주의 인식론과 공리주의적 지식관이 제시되자 교육에 있어서도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졌던 것이다. 코메니우스의 『대교수학』은 감각 경험의 중요성을 추구했고, 루소의 『에밀』은 인위보다 자연, 언어보다 사물, 귀족적 시민보다 자유로운 개인을 강조했다. 교과 성립의 기반으로서의 학문적 가치도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의 전개, 생산적인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의 영향으로 도전을 받게 되었다. 그리하여 학교 교과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서 실용적 가치가 중요하게 고려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스펜서는 생활에의 유용성을 제시하며, 전통적인 자유학과나 인문교과들이 실제 생활과는 관계가 먼 장식적 지식으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하고, 생활 영역에 유용한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19세기에 들어 미국인의 자유주의/개척정신과 결합되어 진보주의 교육운동으로 이어졌다. 이 시기에는 새로은 범주의 교과, 즉 과학이나 외국어가 출현하여 종래의 전통 교과를 대치하였다. 하지만 실용적인 가치가 중시되는 현대에 있어서도 7자유학과로부터 비롯된 지식 중심의 교육과정은 계속 남아 있을 뿐 아니라 학교의 기본 교과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지식 중심 교육 과정 이론
가. 정신 도야론
정신 도야론은 전통적으로 학교에서 가르쳐 온 교과의 성립 및 발달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최초의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학교의 교과를 선정하기 위한 원리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미 성립되어 온 교과의 가치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전통적 교과의 가치를 설명해주기 위해 뒤늦게 등장한 이론이다. 이 이론은 정신 능력들이 마치 신체의 근육처럼 훈련 또는 도야를 통해 단련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이런 정신 능력을 도야시키는 교과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 도야론은 당시의 새로운 산업 사회의 요구에 적절한 교육과정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비판을 받았다.
나. 지식의 구조론
1959년 우즈 호울 회의에서 미국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가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교과의 성격에 있다는 점이 검토되었으며,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식의 구조라는 개념이 제안되었다. 브루너의 『교육의 과정』에서는 지식의 구조를 각 학문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핵심적인 개념과 원리로 대략 설명하고 있다. 이런 지식의 구조는 학습한 내용을 학습자로 하여금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하며, 학습 이외의 사태에 적용할 수 있게 하고, 고등지식과 초보지식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 지식의 형식론
영국에서도 전통적인 교과의 가치를 옹호하는 입장이 있었는데, 그 대표적 학자는 피터스와 허스트이다. 이들은 교과가 실용적인 목적만이 아닌 그 자체의 가치에 의해서도 정당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다. 지식의 형식이라는 용어를 인간의 경험을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방식으로 분류해 놓은 것이라 정의하여 각각의 형식은 그 자체의 고유한 개념과 탐구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한 비판으로는, 지식의 형식론이 주지 교과에 특권적 지위를 부여하여 다른 기술이나 활동의 기능을 경시한다는 점과, 선험적 정당화 논의가 실제 학교 교육의 역동적인 양상에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결과 지식의 형식론은 학교라는 구체적 맥락에서 특정 교과가 실제로 어떻게 채택되어 가르쳐지고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지 못하고, 학교의 교육내용을 특정한 형태의 교과로 고착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