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교육개혁의 명과 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교육문제와 대비적으로 비교시 되었던 미국의 선진 교육 시스템인데, 이러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참으로 의아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요컨데 가장 행정적인 도시의 정치적인 행보에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휩쓸려 방치되어 왔다는 것이다.
미셸 리 교육감은 이러한 문제를 정확히 짚어 내었고, 적당히 개선하려 한다면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 아주 공격적인 개혁을 이루어 나갔다.
먼저 문제의 근본 원인을 교직원들의 안이한 교육태도에서 찾고, 직무 태만과 교육실적이 부진한 교사 이백여명 이상을 해고 조치, 학업성취도 및 졸업률이 현저히 낮은 학교를 통폐합 하는 등 상당히 급진적이고 과격한 조치를 단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임은 자명했다. 교직원 노조는 해고장에 대해 집단소송을 제기하였고, 폐교 학교 지역의 학부모들은 반대의 깃발을 들고 일어섰다. 미셸 리의 개혁안을 적극 지지했던 펜티 의원은 많은 규탄을 받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혁들이 거센 반발을 감수하고도 타당하다 여겨질 수 있을까?
먼저 폐교를 당한 지역들을 살펴보자면 대다수의 거주민이 흑인이나 히스패닉계 사람들이 주를 이루며 할렘가를 형성하고 있었다. 사건 사고가 빈번하고 부모가 약에 취해 돌아다니는 등 아이들의 정서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며 교육적으로도 좋은 환경이 되질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학교가 잘 유지되길 바랄 수는 없을 것이기에, 시행하는 개혁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오해의 소지를 감내하고서라도 그 지역의 학교를 폐교하고 아이들을 다른 곳에서 교육을 받게 한다는 취지는 어느 정도 타당하다 생각된다.
하지만 노조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개혁의 기준인 학업성취도 만으로 교사와 아이들을 평가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개념이라고 하였다. 나 또한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왜냐하면 현재 한국사회의 교육 문제점들은 근본적으로 학업성취도의 우위를, 성적으로 가려 학생들에게 과도한 경쟁구도를 조성한다는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것들로 인하여 개개인의 능력과 창의적인 생각들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방법만 고수한다는 것도 상당히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러한 노조 측의 입장에 틀렸다고 할 수 는 없는 것이겠지만, 미셸 리가 이루고자 했던 바는 모든 아이들이 평등하게 질 높은 공교육을 받게 하자는 것이 취지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입장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반대가 컸던 탓이었을까, 펜티 의원은 재선에서 낙방하였고, 미셸 리는 교육감에서 물러났다. 진통의 여파가 꽤나 컸던 모양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노력들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리게 된다. 워싱턴 D.C. 공립 고등학교에서는 전년에 비해 80점 이상을 통과한 학생수가 20% 이상 증가했고 졸업률도 5% 상승해 72%를 달성했다. 전국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2007-2009년 동안 높은 성과를 이뤄낸 도심 학군으로는 워싱턴 D.C.가 유일했고 공립학교 입학생 숫자도 늘어났다. 공교육 꼴찌라는 오명은 벗게 된 셈이다.
다소 과격한 방법이었지만 영상을 다 보고 난 후에 든 생각은 미셸 리 교육감의 선택은 절대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아이들을 생각하여 문제점을 개선하였고, 좋은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공교육의 병폐적인 모습에 단호하게 맞서 이루어낸 성과들은 비단 워싱턴 D.C 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국 전역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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