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왕 분석 및 감상문

 1  체포왕 분석 및 감상문-1
 2  체포왕 분석 및 감상문-2
※ 미리보기 이미지는 최대 20페이지까지만 지원합니다.
  • 분야
  • 등록일
  • 페이지/형식
  • 구매가격
  • 적립금
다운로드  네이버 로그인
소개글
체포왕 분석 및 감상문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내가 알고 있는 ‘대본’이라 하면 인물들의 대사와 지문 하나까지도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인데 영화 시나리오는 많이 달랐다. 영화란 특성상 시각적으로 보여야하기 때문인지 인물의 중심 대사 몇 마디만 나오고 대부분이 장소에 대한 묘사다. 영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시나리오와 비교 분석하느라 되감기도 몇 번 했던 것 같다. 시나리오에서 인물 대사 토씨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의미만 전달이 되면 어느 정도의 맥을 짚고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영화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시나리오상의 대사를 그러려니 하고 넘기게 되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영화 시나리오는 출간해야 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표준어로 작성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구어체로 이루어진 대사는 물론이거니와 ‘크락션을 울리는 승합차’, ‘목소리와 현재 모습이 언매치’ ‘삑사리가 나면서 짜증을 내는 서대길’ 등과 같이 표준어로 적지는 않았지만 의사 전달에 별 무리 없는 생활 속 은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영화와 시나리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삭제되거나 순서가 바뀐 장면들이다. 마포 황구렁이 재성이 딸아이를 찾아가는 씬26, 보습학원 장면은 영화 흐름상 필요치 않는 부분이라 삭제된 것 같다. 또한, 마포 형사들이 당구장으로 서대길을 찾아가는 장면과 의찬이 성폭행 피해자 혜진을 찾아가는 장면이 시나리오에선 짧게 교차되어 나오지만 영화상으로는 두 사람의 장면이 각각 이어져 나온다. (씬44 한강 망원지구 주차장 ~ 씬51 혜진의 원룸)
비슷한 경우로 대사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시나리오에는 발바리로 추정되는 인물을 쫓는 추격 장면에서 3층 높이를 뛰어내린 범인을 보고 의찬이 재성에게 “안 뛰어내리고 뭐해요? 지금 놓치게 생겼잖아.”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영화상에서는 범인을 놓치기 전에 쫓아가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구구절절한 대사를 생략하고, 의찬이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뛰어내리는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의 시나리오는 설명하려는 느낌이 강하다. 시각적 이미지가 연출되기 전에 시나리오를 받은 감독이나 배우들이 충분히 그 느낌을 알 수 있도록 이러 저러한 안내와 같은 문장들이 많은데,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감독이 그런 불필요한 대사나 상황을 잘 줄인 것 같다. 강원장이 씻고 나와 머리를 말리는 여대생을 덮치는 장면에서도 시나리오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천천히 다가와 여대생의 입을 틀어막는 사내. 여대생의 동공이 공포로 커진다.
시나리오 작가는 아무래도 범인이 몰래 집에 잠입하여 조용히 여대생을 덮치는 것을 더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에서는 여대생의 동공이 커지는 것을 보기도 전에, 고개를 돌리자마자 바로 남자에게서 덮쳐지는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난 오히려 시나리오보다 영화에서의 연출이 조금 더 놀랍고 충격적이게 만들어진 것 같아서 좋았다. 사실 긴장감은 천천히 다가오는 것보다 조용한 순간에 갑자기 혹은 빠르게 지나가는 것에서 더 잘 느껴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수연’에 대해 묘사하는 장면이 적었다는 것과 재성의 수연에 대한 심경 변화가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영화 시간상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불분명한 인과관계가 무언가 빠진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시나리오에서는 재성이 의찬과 몸싸움을 한 뒤 수연과 마주하는 장면이 있었다. 얼굴을 맞은 재성에게 수연이 말을 걸고 대화중에 지난 번 경찰서에서 커피믹스를 훔쳐 자기가 입건시킨 학생이 수연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에선 이러한 장면이 없이 중간이 텅 비어 있다. 재성이 편의점에서 커피믹스를 훔친 수연을 보고 연민을 느끼는 듯 한 눈빛의 장면이 나오긴 하는데, 사실 지구대로 발령 나고 나서 한 달이 지났을 뿐인데 순찰하며 갑자기 인간미를 갖게 되었다는 뉘앙스로 비춰졌다. 수연이 폭행을 당하고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의사가 ‘물총사건’이라고 하자 재성은 ‘물총’이란 단어를 쓰지 말라고 한다. 담당의사는 변한 재성의 태도에 의아해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의 장면들에 명확한 심경변화 계기가 보이질 않아 조금은 답답한 느낌도 있었다. 물론 하나하나 다 넣는 것도 불필요했기 때문이니까 큰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던 것 같다.
여느 코미디 영화와 같이 마무리는 훈훈하게 하려는 듯 했다. 엔딩 장면에서 관할구역이 동작과 용산으로 나뉜 두 사람이 이번엔 서로의 관할 구역으로 사건을 넘기려고 한다. 사실 이건 조금 더 뜬금없었다. 이전에, 실적만을 바라보며 범인 잡는 것에 혈안이 되었던 사람들이 조금 더 진중하게 바뀐 것은 알겠는데 굳이 뭘 또 사건을 넘기기까지 하나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훈훈함이 과장된 느낌이 들었다. 넘기면서 외치는 말이 ‘체포왕’이라는 아이러니함도 같이 있었다. 그런 자잘한 것들을 빼면 시나리오보다 조금 더 재밌었던 대사와 감초 역할을 잘 해낸 배우들의 연기 등은 좋았던 것 같다. 의찬과 재성의 의상이 바뀐 것도 재미 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