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개혁을 위한 필수조건
첫째, 종합적인 시야를 가진 정치개혁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요구되는 정치개혁은 크게
①권력구조를 둘러싼 논의들(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논의, 권력의 분산과 견제 등)
②정치제도의 개선을 위한 논의들(정당정치의 민주화, 선거제도의 개혁, 의회의 개혁 등),
③정치세력의 개혁(정계개편론, 보수.혁신세력의 재편론 등),
④정치의식의 개혁(이데올로기적 편향 극복, 정치인의 도덕성 회복, 유권자의 정치의식 개혁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치개혁은 정치의식, 정치세력, 정치제도 등이 유기적 연관을 가지고 진행될 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각 분야에 대한 개혁은 총체적인 개혁의 구상과 방향이 결정될 때에 상호 유기적인 개혁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현재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정치개혁의 주내용은 정치제도를 둘러싼 논의들이다. 이러한 제도중심의 논의는 김영삼정부하의 정치개혁이 제도개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인치적 개혁에만 머물렀다는 비판과 더불어 민주주의의 공고화단계에서는 제도개혁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더욱이 정치제도개혁에 관한 논의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것이 아니라 다소 분절적이고 단편적인 내용에 치중되어 있다. 권력구조, 정당체계, 선거제도 등의 제도개혁은 따로 따로 논의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조화를 모색하는 일관된 논의에 기반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정치개혁의 구체적인 목적과 대상이 분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추진하고자 하는 정치개혁의 목적이 명확해야 개혁의 대상도 구체화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치개혁의 목적은 대표성과 효율성의 제고라고 할 수 있다. 시장논리에 입각한 고비용 정치구조의 해결이라는 관점에서의 정치개혁 논의는 국민과 지역 대표성의 문제를 훼손시킬 수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방향에 대한 논의는 정치개혁의 방향을 정립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 기반 위에서 구체적인 정치개혁의 목적과 대상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즉 왜 이 시점에서 그러한 내용의 개혁이 요구되느냐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할 때 정치제도의 개혁들이 개별적으로 추진되지 않고 서로 상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제도개혁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치개혁의 목적은 다소 불분명하다고 하겠다. 정치개혁에 대한 비전의 제시보다는 세부적인 제도개혁에 대한 논란이 대다수여서,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셋째,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는 장기적인 입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이는 정치개혁이 정권의 프로젝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영삼 정부가 추진한 정치개혁이 초기의 광범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좌초하게 된 데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치구조의 개혁을 도모한 것이 아니라 단기적인 정권의 이해득실 차원에서 개혁을 추진했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이것은 개혁의 결과가 정권말기 혹은 정권기반의 변화에 의해 쉽게 부정 혹은 후퇴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정치제도 개혁의 결과는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 나타날 수도 있으며, 단기적 이해관계에 의한 제도변경이 의도되지 않게 장기적인 구조변동을 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개혁을 둘러싼 논의는 현존 정치세력의 이익조정 혹은 타협에 의거하여 결론을 내어서는 곤란한 것이다. 당리당략적 정치개혁의 진행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학계 및 시민 사회 내에서의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연구경향을 보면 "정치추수적인" 측면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를 학계나 시민사회가 선도하지 못하고 정치권의 논의를 비판하거나 정당화하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활발한 학문적 논의가 정치권에 영향을 주어 권력구조 및 정치개혁 논의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 단기적인 정략적 이해를 넘어서서 장기적인 민주주의의 안정을 추구하는 길일 것이다.
넷째, 제도개혁의 협상에 있어서는 가능한 한 제도의 순수성이 지켜져야 한다. 정치개혁의 협상과정에서 기존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도의 변형 혹은 유보조항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기득권 유지를 위한 다양한 유보조항을 두게되면 개혁이 왜곡되거나 좌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일본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다. 1990년대 일본 정치개혁의 핵심은 선거제도 개혁이었으며, 그것은 한마디로 "소선거구제의 도입"이었다. 자민당 장기집권을 유지해 왔던 일본의 중선거구제는 레이파트(Lijphart, A)가 "준비례대표제"로 불렀듯이 비례대표성이 높은 제도였기 때문에, 소선거구 비례대표제 병립제라는 일본 선거제도 개혁은 소선거구제의 도입에 그 핵심이 있었다. 이를 통해서 일본은 영국형 양당제도의 실현을 목표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은 소선거구 비례대표제의 병립제, 중복입후보제의 도입, 복수후보의 동일순위 명부작성 허용과 석패율(惜敗率) 등의 유보조항에 의해 성취될 수 없었다. 중복입후보, 석패율 제도는 소선거부분의 사표를 흡수, 소선거부분의 2대정당 제에로의 압력을 상쇄하였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소선거구제의 부분적인 도입도 여러 유보조항에 의해 소기의 목적을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
끝으로 정치개혁의 완성을 위해서는 적합한 정치세력이 존재해야 한다. 즉 개혁의 과제는
현실정치의 역학관계에 의해 타협 또는 제한 받을 수밖에 없다. 바람직한 개혁안도 그것을 추진 할 수 있는 정치세력과 국민의지지 없이는 현실화될 수 없는 것이다. 정당간 협상과정에서 기득권 유지세력의 영향력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도 정치개혁의 성공에 중요한 요건이다. 그러나 정치개혁의 어려움은 정치개혁의 대상인 정치권이 정치개혁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정치개혁이 정치권에서만 논의될 경우에는 정치가개인의 이해관계, 당리당략적 관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시민 사회 내에서의 정치개혁의 요구가 "투입"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여론의 활성화가 필요할 것이다.
질문: 1. 박근혜의원과 페미니즘에 대한 추의원의 시각 및 견해
2. 끌어안기식의 보수세력과의 타협 vs 새로운 진보세력의 양성에 대한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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