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여성인가
‘장애여성의 문제는 장애인이고 여성이어서 겪는‘이중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여성이 겪는 경험 자체가 새로운 차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문제를 여성의 경험에 귀 기울이는 여성주의 안에서 더 깊고 넓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장애여성이라는 말에는 여성주의에 대한 우리의 지향이 담겨 있으며 이 말을 사용함으로써 장애를 가진 여성이라는 통합된 관점을 요구하게 됩니다.”
- 장애여성 공감 발췌 -
장애여성 공감 은?
장애여성 공감은 제도와 기준이 가진 문제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사회의 주변부에서 장애를 이유로 분리되어 있는 여성들이 문제를 알리고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위한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장애여성들의 경험을 드러내고, 장애여성들이 가진 욕구를 표현하며, 장애를 가치절하하지 않고, 장애여성의 공통된 의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여성이자 장애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2003년 성남시 중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19살의 두 장애여성이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것은 물론, 감금과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려왔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준바 있다. 지체장애를 가진 한 여성은 친구들의 따돌림과 구타를 견디다 못해 가출, 유흥업소를 전전하다 이곳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또 다른 정신지체 장애여성은 남들보다 몇 배나 싼값으로 팔려온 후, 행동이 느리다는 이유로 업주와 연계된 조직원들(속칭 삼촌)들로부터 분뇨까지 먹이는 상습적인 폭력을 당해 왔다. 이 사건은 여성이자 장애인으로 이 땅을 살아가는 장애여성이 처한 잔혹한 현실을 응축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결국 이 땅에서 장애여성의 삶은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 억압이 낳는 잔혹한 일상의 굴레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중차별과 일상적 성폭력
장애여성들은 장애인이자 여성으로서 이중적인 차별의 굴레에 놓여있다. 한 예로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의 에 따르면, 무학이거나 초등학교 이하의 학력을 가진 장애인 중 남성은 41.4%인 데 반해, 여성은 67.7%에 달한다. 이는 교육에 있어서 장애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차별받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장애여성은 성폭력이라는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다수의 성폭력이 이웃이나 아는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고, 장기간 동안 지속된다. 2000년 강릉에서 마을 남성 7명에 의해 7년간이나 성폭력을 당해 온 것으로 밝혀진 정신지체 장애여성 김모씨의 사례는 장애여성, 특히 성폭력에 대한 인지능력이 낮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정신지체나 중증장애를 가진 여성들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비열한 폭력의 실태를 잘 보여준다. 게다가 성폭력 사실이 드러나더라도 "원래 걔가 밝힌다."라는 식으로 피해자를 2차가해하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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