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리포트 조슈아 오펜하이머 침묵의 시선
-학살을 직접 겪지는 않았으나, 그 직후 피해자의 아이로 태어난 ‘아디’의 삶
-‘아디’와 동행한 가해자, 그리고 가해자 후손들의 인터뷰 내용
-‘아디’와 학살에서 죽은 ‘람리’의 부모이자, 직접 학살의 시기를 겪은 노인 ‘로하니’와 ‘루쿤’의 현재 삶
-아이들과 나비 고치
침묵의 시선의 장면들을 분류한다면 크게는 이렇게 네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아디’는 학살이 모두 끝난 후에, 정치적으로 깨끗하지 않다는 낙인이 찍힌 집안에서 지역 군인들의 금전적 강탈로 인한 빈곤함과 학살로 인한 트라우마를 안고 성장한 인물이지만, 분노에 사로잡히거나 복수를 꿈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는 학살을 직접 겪지 않았기 때문에 학살에 대해 말하고 대답을 요구하는데에 두려움이 없다.
‘아디’가 인터뷰를 위해 가해자에게 찾아가면, 차분하고 담담하게 당시 학살에 대해 직접 묻고, 에서처럼 가해자인 그들이 영웅담을 이야기하듯, 자랑스럽게 자신이 저지른 살인에 대해 떠드는 동안 그 이야기를 듣는다. ‘아디’는 현재진행형으로 그들의 삶을 목격하고, 자신이 바로 그 학살의 피해자 가족이라는 것을 밝히고, 그들의 반응 또한 목격한다. 여전히 남아 있는 학살의 공포 또한 목격한다. 이 드러냄은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것 또한 목격한다.
‘로하니’와 ‘루쿤’은 그들의 아들인 ‘람리’가 처참하게 살해당한 과정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고, 아들이 살해되기 위해 끌려갔다가, 배가 찔려서 내장이 쏟아지는 채로 간신히 도망쳐 돌아왔던, 그리고 바로 다음날 도로 끌려가 결국 죽임 당한 끔찍한 기억이 남은 그 집과 동네, 국가에서 여전히 삶을 지속하고 있는 피해자들이다. 그들이 강인하기 때문에 계속 그 곳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아주 많은 그들은 노래를 부르고, 끔찍한 것들을 선명히 기억하고, 아들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여전히 공포 속에 살 수밖에 없다. 아들을 죽인 가해자들과 한 동네에 살고 얼굴을 마주하면서 사는 방도밖에 없는 인도네시아의 현실이 계속되고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강요되는 침묵에 무게를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곧 나비가 태어날 작은 고치에서는 작고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처음과 끝에 삽입되어 있는 이 장면은 아름답다. 시처럼 압축되어, 어떤 미래를 암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혹은 아주 힘없는 것들이 변화를 위해 온몸으로 부딪히지만, 그 움직임은 그토록 미약하다는 사실을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왜 이 작품을 골랐는가?
이 다큐멘터리는 2014년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개봉했다. 만 명의 인도네시아인들이 전국 수백 개의 극장에서 이 작품을 보았고 전국에 상영 포스터를 붙였다. 메단의 큰 상영관에서 이 다큐멘터리는 진지한 분위기 속, 평화롭게 상영되었다. 아디는 극장에 참석할 때마다 그가 보여준 용기에 대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얼마 후 경찰과 군대가 용역 깡패들을 불러 협박을 하고, 상영 취소를 요구했으며, 25번의 상영이 취소되었다. 검열 기관은 전면적으로 상영을 금지했고, 그 이유는 ‘공산당 이론에 공감을 불러일으킬 위험성이 있고, 다큐멘터리 속의 인물은 공산당원의 자식이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사실 아디의 식구 중 누구도 공산당원이 아니고, 이러한 거짓 발표는 생존자에게 낙인을 찍는 오래된 방식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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