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시계태엽오렌지를 보고
영화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지는데, 전반부는 주인공 알렉스와 그 주변 인물들의 폭력성과 광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어 관객들로 하여금 몸서리치게 한다. 친구들과 어울려 강간과 폭행, 살인을 저지르는 알렉스는 자신의 끔찍한 악행에 대해 죄의식이라고는 조금도 느끼지 않는 비행소년이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물질문명의 폐해가 극한에 달하여 가치관과 윤리가 무너져버린 미래, 그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을 이처럼 잔혹하게 묘사해놓았다.
그러나 폭력과 광기로 물든 알렉스가 애착을 갖는 대상이 있으니 이는 바로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이다. 특히 교향곡 9번 4악장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 인류의 평화, 만물의 조화를 주제로 한 이기에 더더욱 알렉스의 난폭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인다.
«환희여, 아름다운 주의 빛, 낙원에서 온 아가씨여,
정열에 넘치는 우리들은 그대의 성정에 들어가리.
그대의 매력은 가혹한 세상의 모습에 의해 떨어진 것을 다시 결합시키도다.
그대의 날개에 머물 때 모든 사람들은 형제가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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