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고전 문학 작품(원텍스트)에 대한 분석
1. 줄거리
경문왕은 임금 자리에 오른 뒤에 갑자기 그의 귀가 길어져서 나귀처럼 되었다.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으나 오직 왕의 복두장이 예전에 왕이나 벼슬아치가 머리에 쓰던 복두를 만들거나 고치는 일을 하던 사람
만은 알고 있었다.
그는 평생 그 사실을 감히 발설하지 못하다가 죽을 때에 이르러 도림사라는 절의 대밭속으로 들어가 대나무를 향하여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생겼다." 라고 소리쳤다.
그 뒤부터는 바람이 불면 대밭으로부터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처럼 생겼다."는 소리가 났고, 왕은 이것을 싫어하며 대를 베어 버리고 산수유를 심게 하였으나 그 소리는 여전하였다고 한다. 일연 『삼국유사』, 제2 기이편, 제48대 경문대왕, 이재호 옮김, 솔출판사, 1997, 262~263쪽
2. 경문왕 설화 분석
경문왕 설화는 경문왕과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지만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위의 줄거리의 내용인 경문왕의 귀와 관련된 설화일 것이다. 위의 내용처럼 경문왕의 귀는 임금의 자리에 오른 뒤에 갑자기 길어져 당나귀의 귀처럼 변하였다고 한다. 이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또 하나의 설화인 미다스왕의 이야기와 흡사하다. 그러나 우리가 경문왕의 귀와 관련된 설화에 숨은 뜻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경문왕 때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경문왕은 왕이 되고 진골귀족들을 누르고 왕권을 강화하는 개혁을 꾸준히 추진했다. 당연히 이러한 왕권강화개혁의 추진과정에서 진골귀족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렀을 것이고, 자연재해가 거듭되면서 민심도 많이 돌아섰을 것이다. 경문왕은 왕권강화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백성을 구휼하는 정책등을 거의 펼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검토해보면 당나귀 귀란 경문왕의 개혁에 대한 심적 부담을 비유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경문왕 자신의 측근세력을 동원한 독단적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진골귀족이나 백성들의 불만들이 나약한 경문왕에게 들릴 수 밖에 없었고 이러한 압력은 경문왕을 괴롭혔고 그의 귀가 길어진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것에도 굴하지 않고 강한 군주의 위엄을 보여주고자 경문왕은 복두장이 외에는 자신의 귀에 대해서 아무도 모르게 하였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비밀이 온 백성에게 드러나고 만다.
일연, 『삼국유사』, 제2 기이편, 제48대 경문대왕, 이재호 옮김, 솔출판사, 1997
이청준, 「소문의 벽」, 『문학과 지성사』, 1971, 한국소설문학대계53, 동아출판사
심치열,「『삼국유사』소재 설화의 서사적 계승 연구 : 경문왕 설화를 중심으로」, 국어국문학회 제139권, 2005
배경열, 「이청준의 『소문의 벽』 고찰」, 인문과학연구 14권, 2010
문재원, 「이청준의 연구」,『국어국문학』33집, 부산대학교 국어 국문학과, 1996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