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내가 설화를 선택하게 된 것은 이 책이 나에게 가장 익숙한 것이었고, 설화가 내가 어릴 적 읽은 동화 와 같은 것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에 대해 말한다면 우선 난 이런 종류의 책을 처음 읽어 보았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책이 매우 자유롭게 쓰여졌다는 것이다. 이 책의 작가는 고전 설화를 바탕으로 자신이 새롭게 이야기를 재창조하는 과정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으며 난 이 책을 읽는 동안 작가와 내가 진정으로 소통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마치 독자의 머릿속에 들어와 있기라도 한 듯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토대로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해나갔다. 처음에 책을 읽으며 이 책은 뭔가 글쓴이의 생각이 정돈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애초에 이 책의 목적은 작가가 어떠한 생각을 딱 하나로 고정시키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이야기를 진행해간다는 것을 알게 되어 왜 내가 그러한 느낌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작가와 같이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나만의 새로운 결말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그럼 이제 고전 설화 에 대해 분석해보자.
하였기에, 팥쥐의 어미는 그 글을 읽고 팥쥐의 소행이 탄로되어 결국 죽음을 당한 줄로 알고 끄르던 항아리를 그대로 버려두고 그만 기절하여 자빠지더라. 그런데 팥쥐 어미는 기절한 채로 영영 일어나지 못하고, 풍도지옥으로 모녀가 서로 손을 이끌고 가 버리니라. 한편 김 감사는 콩쥐에게 자신이 명불(明不)하였던 허물을 사죄하고, 이웃 노파에게 상급(賞給)을 후히 내린 다음 다시 콩쥐와 더불어 미진한 인연을 뒷 이으니 아들을 셋 낳고 딸도 낳아 화사한 나날을 보내더라. 고전설화 ‘콩쥐팥쥐’
작자미상, , 작가문화 출판사, 70쪽
우선 는 많은 고전 소설의 모티프가 되는 권선징악의 주제를 갖는다. 물론 현대에도 많은 드라마와 영화가 권선징악의 주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이는 어떻게 보면 뻔한 결말이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콩쥐팥쥐에는 신분 상승적인 요소가 나타난다. 콩쥐는 최 만춘의 딸로 그의 아버지는 보잘 것 없는 평민이며 콩쥐의 모친은 콩쥐를 낳은 지 백 일만에 세상을 떠나게 되고 중년에 홀아비가 된 최 만춘은 콩쥐가 14살이 되던 해에 배씨라는 과부를 얻는다. 배씨에게는 딸이 달려 있었는데 그 이름이 팥쥐이고 그 모녀는 천성이 못되어 콩쥐를 매일같이 구박한다. 하지만 콩쥐는 이러한 수모를 견디고 양반인 감사와 혼인하며 신분이 상승된다. 이는 신분상승이 시대적으로 불가능한 그 당시의 현실을 반영하며 민중들의 염원을 소설에나타내고 이를 소설에서라도 이루어주고자 한 작가의식을 볼 수 있다.
세 번째로, 콩쥐팥쥐 설화에 등장한 비현실적인 요소들이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이조 중엽시절에는 신분 상승, 그것도 여성이 신분 상승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콩쥐는 이 불가능한 일을 비현실적 요소들의 도움을 받아 성취하게 된다. 첫 째로 배씨는 콩쥐에게 나무로 만든 호미를 주고 밭을 매게 하였는데, 홀연히 하늘로부터 검은 소가 내려와서 콩쥐에게 좋은 호미와 과일을 준다. 또 배씨는 콩쥐에게 부엌에 있는 빈 독에 물을 채워놓으라고 한다. 하지만 빈 독에 물을 아무리 붓는다고 해도 물이 차오르지 않을 터, 그 때 홀연히 말하는 두꺼비 한 마리가 나타나 콩쥐에게 자신의 등으로 그 구멍을 막겠노라 말한다. 결국 콩쥐는 두꺼비의 도움으로 빈 독에 물을 가득 채우게 된다. 다음으로 콩쥐의 외갓집에서 잔치가 있는 날, 콩쥐는 외가에 가고 싶어 하지만 배씨는 콩쥐에게 베 짜던 것을 모두 짜고 피 석 삼을 찧어 놓고 오라고 한다. 하지만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이 많은 일들 때문에 외갓집에 가는 것을 포기하려고 하는 중, 홀연히 하늘에서 직녀가 내려와 베를 대신 짜주고 콩쥐에게 새 옷과 신발을 주며 잔치에 가라고 한다. 또한 새들이 겉 피 석 삼의 껍질만 벗기고 날아가 마침내 콩쥐는 배씨의 관문을 모두 통과하고 외갓집에 가게 된다. 또한 콩쥐가 연못에서 팥쥐에게 죽음을 당한 후, 연못에는 갑자기 크고 아름다운 연 꽃이 자라나고 그 꽃은 팥쥐의 머리채를 잡아 뜯는다. 그 다음 콩쥐의 이웃 할멈이 콩쥐의 집 아궁이에서 구슬을 가져와 그것을 반닫이에 숨겨 놓았는데, 어느 날 그 반닫이 안에서 콩쥐의 목소리가 들리며 노파에게 자기가 죽게 된 사연에 대해 말하며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노파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감사는 노파의 집에 이르러 상을 받으니, 온갖 음식이 안목을 황홀케 할 만큼 없는 것이 없이 높이 고인지라 감사는 크게 칭찬하며, 술을 따라 두어잔 마신 후에 이것저것 맛을 볼 생각으로 저를 들어 한 번 상을 구르니, 한 짝은 길고, 한 짝은 짧은 것이 손에 잡히지 아니하므로, 심중에 노파의 소홀함을 괘씸히 생각하여 좋지 못한 기색으로 참다 못하여 젓가락 짝이 틀림을 나무라니, 노파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홀연 병풍 뒤로부터 사람의 소리가 있어 대답하는 말이, “젓가락 짝이 틀린 것은 어찌 저렇게 똑똑히 아시는 양반이, 사람 짝이 틀린 것은 어찌하여 그토록 모르시나요?” 고전설화 ‘콩쥐팥쥐’
작자미상, , 작가문화 출판사, 64~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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