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철학의 특징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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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현대 한국철학의 특징과 의미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 때문에 생각할 능력이 있다. 바람직한 인간이 되기 위하여 이 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해 보고자 깊은 생각에 잠겨보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학문이 태어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넓고 깊게 사물의 본질과 현상의 구조에 대하여 탐구해 온 학문이 곧 철학이다. 따라서 철학은 물질문명과 정신문화를 형성해 온 지역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존재하게 마련이며 그 심오성의 정도에 따라 문명과 문화의 수준을 측정하는 척도가 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생활신조가 없는 사람을 존경할 수가 없듯이 수준 높은 철학을 갖추지 못한 나라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점에 와있다고 생각된다. 민족의 분열과 외세의 강점으로 국가와 민족과 정부가 두 동강 난 채 반세기에 이르고 있고, 이 시대의 보편적 정치 이념인 자유와 평등의 실현을 위한 투쟁으로 어수선한 과도기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경제적 급성장으로 인하여 분배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으며 관능적인 향락과 퇴폐의 풍조로 인해 건전한 정신문화의 창출이 거의 불가능한 단계에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날 한국이 처해있는 역사적 상황에서 새롭게 발견될 수 있는 철학적 문제들이 과연 어떤 것들인지를 우선 확인해야 할 것이고 바로 이러한 사항들을 우리의 지적 유산과 역사적 경험의 축적을 바탕으로 나갈 때 한국 현대철학은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철학연구회 편, 『현대철학의 정체성과 한국철학의 정립』 철학과 현실사, 2002 P.159~160
같은 민족, 같은 전통, 그러나 다른 눈 - 남북의 전통철학
남북이 분단된 지 5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남과 북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요? 아마 지구상에서 물리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가장 멀리 있는 것이 남과 북일 것입니다. 남북은 오랜 세월 동안 분단을 겪으면서 정치, 군사적 대립뿐 아니라 교육을 통해 분단을 재생산해 냄으로써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더 이질감을 지닌 사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분단이 고착화되면서 점점 깊어진 골은 철학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남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철학자가 퇴계이황이라면 북에서 가장 비판받는 인물 역시 퇴계이황입니다. 남쪽에는 퇴계를 기념한 퇴계로도 있고 가장 많이 쓰이는 1000원짜리 지폐에 초상도 넣었습니다. 더구나 퇴계에 대한 연구는 전통 철학자에 대한 연구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퇴계 다음으로 연구성과가 많은 율곡 이이에 대한 연구도 퇴계 연구의 절반에 못 미친다는 점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에는 퇴계에 대한 연구가 한 편도 없습니다. 사정이 이렇더라도 퇴계를 전혀 연구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북에서 나온 네 권의 철학사 책에서는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퇴계를 언급하고 있으면서도 미 제국주의 앞잡이 이론이라고 매도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퇴계에 대한 비판과 대조적으로 북한이 성리학자 가운데 가장 내세우는 인물은 화담 서경덕입니다. 북한 학자들은 서경덕을 15, 16세기에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유물론자라고 극찬합니다. 하지만 남쪽의 서경덕 연구는 한국철학 연구 전체의 3%도 되지 못합니다. 이처럼 남과 북은 연구 내용에서도 정반대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김교빈 지음 『한국철학 에세이』 도서출판동녘, 2008 p339~341
현대한국철학의 논쟁
한국철학이란 무엇이며 어떤 길을 가야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 그 동안 드러난 경향을 몇 가지 쟁점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한국 철학사를 보는 남한의 관념론과 북한의 유물론의 대립이고, 둘째는 ‘한국’ 철학은 특수한 것인가, 아니면 보편을 지향해야 하는 것인가를 따지는 문제다. 한국 철학사상 연구회, 『강좌 한국철학』, 예문서원, 1995. p.439
1. 유물론과 관념론 - 한국 철학사 서술에 나타난 시각의 대립
북한의 조선 철학사 서술의 관점
북한은 마르크스-레닌주의적 관점에서 철학사를 “유물론-관념론, 변증법-형이상학의 투쟁의 역사”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철학사는 유물론과 변증법의 승리의 역사”라고 한다. 이것은 중국의 관점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이러한 도식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이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상이 유물론이고 유심론(관념론)인지를 따졌다. 그들이 보기에 불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이 세계를 잘못 파악한 유심론이었다. 그리고 주자학은 유물론-유심론의 도식을 적용하기에 가장 알맞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유심론-유물론의 도식으로 주자학의 리와 기를 나누었다. 기氣를 주장하는 사람은 유물론자, 리理를 주장하는 사람은 유심론자라는 것이다. 한국 철학사상 연구회, 『강좌 한국철학』, 예문서원, 1995. p.439~440
유물론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