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나비
바다와 나비.. 이 소설의 제목을 듣는 순간 나는 김기림의 작품 중에 하나인 ‘바다와 나비’라는 시를 연상하게 되었다. 과연 두 작품은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단지 우연의 일치로 제목이 똑같은 것 뿐일까?..하는 등 여러 궁금증을 가지고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였다.
『바다와 나비』는 2003년 제27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며 방현석의 『내딛는 첫발은』,김인숙의 『함께 걷는 길』과 같은 노동문학과는 다른 류의 작품이였다.
주인공이 마치 일기를 쓰듯이 자신의 생각 그리고 여러 가지 마음들을 조심스레 표현하고 있었으며 다른 소설에 비해 쫌 독특하다고 생각한 점은 주인공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없다는 것 이였다.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이름은 무엇인지,, 등 주인공에 대한 여러 신상정보들은 베일에 가려진 채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녀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 수 없었지만 소설의 막바지에 이르면서 그녀가 처한 상황,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하나, 둘 알아가면서 흥미는 점점 더해진 것 같다.
그녀는 그녀의 어머니나 형제들에게, 그리고 친구들에게 아이를 공부시키기 위해, 아이를 세계인으로 만들기 위해 부부의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중국으로 간다고 하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남편과의 화해할 수 없을 지경으로 빠져버린 불화의 상태, 그리고 과거의 남편과는 다른 현재의 모습에서 그녀는 어찌 보면 도피하기 위해 아이와 중국행을 선택해 버린 것 이였다. 주인공이 친구들과 가족들 앞에서 한 이런 연극이 나중에는 자신까지도 속게 만들어 버렸고 심지어 혼자 남는 남편을 걱정하기도 하였다. 남편이 만일 자신을 붙잡았더라면 중국행을 포기할 수도 있을 꺼라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남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렇게 남편과의 불화를 해결하지 못하고 중국으로 떠난 그녀는 중국에서 만남 채금의 초대로 그녀의 집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한눈으로 삶을 살아온 그녀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지난 날 남편이 실업자로 지낼 때 밤마다 보던 다큐멘터리속의 바다를 건너는 나비를 떠올리게 되고 남편을 서서히 이해하기 시작하게 된다.
이 소설의 또 다른 등장인물인 채금은 주인공과 다소 어색하게 첫 만남을 가졌지만 주인공이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만난 인물이다. 채금은 스물다섯의 조선족 여자로 어머니가 소개해준 마흔이 넘은 한국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다. 채금의 어머니는 불법체류중인 조선족이며 주인공 어머니의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데 딸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또 딸에게 한국 국적을 만들어 주기위해 마흔 살도 넘은 식당 야채납품업자에게 딸을 넘겨 버린 것이다.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해 마흔이 넘는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채금이나 아들의 대학학비를 마련하기위해 한국에 나간 뒤, 남편이 다리를 잃고 아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을 때도 돌아오지 않은 채금의 어머니는 돈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는 것도 같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작품이 우리 교재의 다른 소설과는 쫌 다른 시대, 그러니깐 어떻게 보면 가장 최근의 작품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느낀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주인공과 채금이 쇼핑을 하고 나와 햄버거를 먹으러 가는 부분에서였다. 맥도날드라.. 무엇인가 모르게 친숙함이 확 와 닿았다. 중국에서는 햄버거를 ‘한빠오’라고 하고 맥도날드를 ‘마이땅아오’라고 한다고 채금이 말하였다. 하지만 주인공은 맥도날드든 마이땅라오든 다른 것은 그것을 호칭하는 방식뿐이라고 하였다. 주인공은 맥도날드를 빠른 것, 간단한 것, 포장된 환상, 결국 자본주위적인 것이라고 하였고 맥도날드도 중국의 거리에서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주인공은 우리나라를 벌써 자본주위에 젖은, 물질주의가 팽배하는 나라로 생각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소설은 또 다른 특이함이 있는 것 같다. 주인공은 한국이 싫어서 아니 남편이나 아빠라는 배역이 존재하지 않는 어느 무대 중, 대학시절 밀실에서 공부하던 금단의 나라, 또한 금지된 이상인 중국으로 오게 되었고 채금과 채금어머니는 돈을 벌기위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가게 되었다. 왜 이렇게 서로가 자신이 살아가는 무대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일까? 나는 각자의 불안정한 삶속에서 또 다른 안식처를 찾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이 시점에서 나는 제목을 한번 더 생각해 보았다. 바다와 나비.. 김기림의 시에서도 그리고 이 작품에 나오는 나비는 자기가 건너기에는 힘겨운 바다를 건너간다. 날개가 찢어지고 젖으면서도 자기가 동경하는 그곳에 가기위해서 나비는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서 김기림의 시와 이 소설에서의 ‘바다와 나비’의 상징적인 면이 유사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주인공과 주인공의 남편, 그리고 채금도 서로 다른 새로운 곳에서 삶을 살아가야 되는.. 나비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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