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제목만 들으면 붉은 방이라고 해서 붉은 색으로 칠해진 방하고 연관이 있는 건가라고 먼저 생각하게 만든다. 실제로 읽으면 붉은 방이라는 의미가 단순하지만은 않는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왜 붉은 방이라고 했을까라는 의문도 생긴다. 붉은 색을 매치시키면서 이야기 구성은 이어져 간다. 80년대의 시대적 상황이 배경으로 깔려 있으며 그 배경이 붉은 방을 존속시키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사회주의적인 발언은 이 시대에 할 수 없는 부분이고 어두운 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본론
2-1. 붉은 방이 가지는 의미
붉은 방은 붉은 색으로 칠해진 방이다. 주인공인 오기섭이 갇히게 되는 방이 붉은색으로 구성이 된 방이다. 오기섭이 갇히게 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이상준을 오기섭 집에 열흘동안 숨겨준 죄. 이 하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죄가 오기섭을 붉은 방에 갇히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어버린다.
이 붉은 방은 최달식과 오기섭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2-1-1. 오기섭의 관점에서의 붉은 방
오기섭의 관점에서 붉은 방은 갇힘의 공간이다. 유치장에서 진술서를 쓰고 하루가 지났을 즈음 다시 어디론가 차를 타고 들어오게 된다. 바바리코트를 머리로 둘러쌓이게 되어서 어떻게 해서 왔는지 모른다. 바바리 코트 안의 어둠 속에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끌려가는 주인공의 심정은 암담하고 두려울 것이다.
사내들은 참으로 태연스레 그런 애기를 지껄이고 있다. 나는 버스 속이나 술집에 앉아 옆자리로부터 들려오는 낯모르는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내 그들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엄청난 거리감을 문득 깨달았고, 다시 아득한 절망감과 숨막힐 듯한 공포에 짓눌린 채 허우적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1988년도 제 1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 수상작 붉은 방ㆍ해변의 길손 pp.43
이 부분에서 형사들의 내용을 들으면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끌려가는 상황이 아니라면 평상시에 어디를 가든지 들을 수 있는 아주 일상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이 내용이 지극히 평범하지만 어둠 즉 바바리 코트안에서 듣는 이 내용은 형사들은 밝음 오기섭은 어둠 속에서 듣는 아주 반대되는 상황이다. 형사의 밝음은 자신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써 권력을 지니고 있다. 형사라는 직업으로 오기섭을 잡아가는 권력이고 오기섭은 피해자 즉, 어둠 속에서 왜 내가 끌려가야 되는가 고작 이상준을 열흘 숨겨준 것 밖에는 없는데 라는 생각 속에서 형사들과 나 사이에는 엄청난 거리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거리감이 오기섭에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될 지와 그리고 어디로 끌려가는 지에 대해서 숨막힐 듯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나는 겨우 허리를 펴고 선다. 바바리코트 자락이 휙 벗겨져 내린다. 순간, 나는 내 눈을 의심한다. 이, 이럴 수가 ........! 이건 악몽이야. 난 지금 끔찍한 악몽을 꾸고 있는게 틀림없어. 나는 온몸이 빳빳하게 굳어버린 채 한동안 그 자리에 멍청히 서 있다. 피의 지옥 - 맨 처음 뇌리 속에 떠오른 느낌은 바로 그랬다. 나는 마주하고 서 있는 그 풍경을 차마 현실로 인정하기가 어렵다. 붉은 방. 사면 벽과 천장까지가 온통 시뻘건 선지피 빛깔의 페인트로 칠해져 있는 것이다. ......(중략)...... 나는 그만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싶어진다. 이 기괴한 빛깔로 채색된 방안에선 더 이상 견뎌낼 자신이 없다. 이것은 광기야. 미치광이의 장난이 틀림없어. 금방이라도 구역질이 치밀어 오를 것 같은 느낌에 나는 문 쪽을 향해 비칠비침 뒷걸음질을 친다. pp.45-46
어둠 속에서 벗어나자마자 비치는 세상은 온통 붉은 색. 붉은 색으로 사면을 페인트로 칠해진 방 침대나 책상 또한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다. 오기섭이 어둠 속에서 눈을 뜬 첫 장면이 붉은 색으로 칠해진 방이다. 이 붉은 색이 왜 오기섭에게 광기로 느껴졌을까라고 의구심이 생긴다. 내 방이 온통 붉은 색이라면 어떨까라고 생각해 본다. 상상만해도 한가지 색으로만 칠해져 있다면 아주 식상하면서 나도 그 색깔로 물들어 버릴 것 같다. 한가지 색으로만 꾸며진 방 즉, 그 꾸민 사람은 정신이상이라고 한다. 한가지 색으로만 칠해진 방은 처음으로 본 사람에게는 거부감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이 붉은 방은 광기 즉 이 붉은 색에서 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기섭은 사회주의자를 도왔다라는 오명아래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오기섭의 큰아버지는 6.25이후에 북쪽으로 가셨다. 오기섭은 큰아버지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80년대에는 사회주의 사상을 한마디라도 이야기하면 일명 빨갱이라고 하여 소리 소문없이 잡아갔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큰아버지가 북쪽으로 가셨다라는 것은 오기섭에게는 커다란 짐이 된다. 오기섭의 은연중에 붉은 색은 그러한 의미도 포함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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