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것들
티나 실리그
티나 실리그가 전하는 이야기에는 스탠퍼드 대학의 강의실에서 실제로 진행된 상황이 자주 담겨 있다. 앞자리에 앉은 학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호기심 어린 얼굴로 참여하는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삶의 문제를 대하는 방식이 꽤나 자유로운 분위기다. 어쩌면 너무나도 자유로워 보이는 그 기묘한 대학의 공기 속에서 누구는 무언가를 새롭게 발명하고, 또 누구는 전혀 다른 관점을 얻는다. 저자는 그곳에서 마주한 젊은이들의 에너지가 매우 의미 있다고 느꼈던 듯하다. 읽다 보면 정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기분이 조금씩 든다.
티나 실리그는 대학에서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강의한다. 그래서인지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다양한 실험을 자주 언급한다. 매 수업마다 던져지는 과제들은 예상외의 방향으로 진행되곤 한다. 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태도가 바탕에 깔려 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생각보다 훨씬 생동감 넘치는 태도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제한된 시간과 자금을 가지고 남들보다 크게 성공할 만한 아이디어를 내보라는 과제에서 독특한 발상이 터져 나온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유명 관광지 앞에서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서비스로 수익을 낸 뒤, 또 다른 도전에 나서는 모습이 어딘가 흥미롭다. 혹은 강의실에서 뭔가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을 통해 실제 세상에서도 행동한다. 멈춰 있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전해진다.
저자는 간혹 여러 기업의 사례나 자신의 경험담도 꺼낸다. 조직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사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사람의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는지 자주 언급한다. 때때로 상상이 현실이 된 일화를 잔잔히 들려주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던 주제에 몰두해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낸 한 청년의 도전도 등장한다. 그 청년은 아이디어가 성공할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해보겠다는 마음을 품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는다. 그 장면을 읽고 있으면, 나도 뭔가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다른 이들이 이미 해놓은 일을 되풀이하는 대신, 새로운 길을 두드려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게 도전을 시작하는 과정에선 예측 불가능함이 동반된다고 한다. 하지만 계속 머뭇거리기만 해서는 아무 변화도 생기지 않는다. 바로 그 점이 티나 실리그의 메시지 중 핵심으로 느껴진다. 예를 들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분야의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조합하는 방식도 꽤 재미있게 묘사된다. 평범해 보이는 환경에서도 기발한 부분을 발굴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하게 지나쳤던 일상에서 진주를 찾는 과정이 여기저기 녹아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어쩌면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패가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이 너무 많이 반복될 수 있다. 그런데 저자는 실패야말로 새로운 배움을 제공하는 기회라고 표현한다. 실패하지 않으려 애쓰는 태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생각지도 못한 창의가 튀어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실패가 쌓이면 실망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허나 실패 속에서 중요한 교훈을 발견한 이들은 이전보다 더 재치 있는 해결책을 구상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스탠퍼드의 강의실 분위기는 바로 그것을 실천하는 무대 같다.
창업이나 아이디어 사업화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열정도 묘사된다. 캠퍼스 내에서 작은 모임을 열고, 스타트업을 실험해보거나, 서로의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문화가 크게 자리 잡아 있다고 한다. 때론 하나의 아이디어가 삽시간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하고, 그 반대의 상황도 벌어진다. 그 모든 걸 생생하게 보여주는 과정에서 저자는 ‘어떤 두려움도 또 다른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어리석어 보이는 시도도 곧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안겨줄 수 있다는 뜻으로 다가온다.
책에 나온 예들 중 하나는 아주 적은 금액으로 시작한 팀 프로젝트였다. 적은 자본으로 가능한 수익을 극대화해보라는 흥미로운 과제였는데, 학생들은 제한된 시간 내에 남다른 발상을 짜냈다. 누군가는 비 오는 날 카페 앞에서 우산을 빌려주고 조금씩 돈을 모았다. 또 다른 팀은 이벤트 기획을 해서 약간의 차익을 얻었다. 때로는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때로는 무언가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수익 구조를 만들어냈다. 가장 놀라운 점은 그러한 기획들이 계속 변형되고 발전되어 최종적으로 예상 밖의 결과에 도달했다는 부분이었다.
물론 모든 시도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저자도 그것을 인정한다.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는 훨씬 복잡하고, 어느 정도의 운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두 번의 실패로 주저앉지 말라는 조언이 책에서 반복된다. 때때로 작은 성공을 발판 삼아 더 나은 기회를 찾는 사람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의 협업으로 훨씬 더 큰 변화를 모색하는 사례도 있다. 나아가, 강의실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서 적용 가능한 여러 아이디어를 언급해주면서, 경계를 허무는 태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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