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이라는 용어는 머릿속에 강렬한 이미지를 불러온다. 예전에 백조는 모두 흰색이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검은 빛을 띠는 백조를 목격했을 때 느꼈던 충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예상치 못한 일이 한순간에 닥치면서, 기존 가정이 무너지는 상황이 떠오른다. 작가는 그 현상을 세상 곳곳에 비유한다. 사건의 발생 확률이 거의 없다고 여겨지지만, 막상 벌어지고 나면 영향이 엄청나다고 말한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저자가 말하는 확률과 위험에 대한 개념이 다소 낯설게 다가왔다. 그래도 읽어 나가다 보면 의미심장한 주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례도 많다. 과거에 인류가 겪은 예기치 못한 재앙이나 대형 경제 위기는 그런 현상의 일부분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운에만 맡길 수 없는 불안감도 커진다.
책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는 불확실성과 불안정이 전혀 새로운 주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준다. 사실 우리 일상에 깔려 있는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계속해서 일어난다. 다만, 평소에는 위험을 실감하지 못하다가 커다란 사태가 터질 때야 비로소 숙고하게 된다. 예전부터 이어져 온 신념이 하루아침에 흔들릴 때, 사람들은 당황한다.
저자는 흔히 볼 수 있는 패턴 중 하나로,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어림잡아 보는 태도를 지적한다. 통계 수치와 표준편차 따위로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착각하는 태도가 결국 커다란 착오를 불러온다고 말한다. 실제로 과거에 금융시장에서 여러 기법이 실패를 겪은 사례가 떠오른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반복적으로 비슷한 오류를 저지른다.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되는 금융 모델에서조차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를 작가는 꼬집는다. 모두가 자산 가격이 합리적으로 형성된다고 믿는 동안, 극단적 사건은 어느 순간 불쑥 나타난다. 이후에 분석이 이루어지면, 마치 그 일이 예정되어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생긴다. 하지만 본질은 알 수 없는 곳에 있다고 한다.
책에서 주장하는 바를 곱씹으면서, 몇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첫째로, 세상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안전하고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점. 둘째로, 예측의 범위를 벗어나는 커다란 파괴적 사건이 오히려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드문 상황이 실은 모든 것을 뒤흔들 잠재력을 품고 있었다고도 한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 위기는 소수의 전문가조차 완벽히 예상하지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어렴풋이 느끼던 문제점을 지적한 이들은 있었겠지만, 대다수는 거품이 터지는 순간까지도 낙관적이었다. 한 번 폭락이 시작되자, 모든 시스템이 통제 불가능한 소용돌이에 빠졌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지점에서 사람들은 패닉 상태에 이르렀다.
이 책을 통해, 하찮아 보이는 조짐도 무시할 수 없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이나 과거 통계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쉽다. 틀에 짜인 모델에 근거해 전부를 해석하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외가 존재할 수밖에 없으며, 그 예외가 실은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독자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현실에 숨어 있는 위험과 우리가 못 보고 지나치는 것들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다. 저자는 위험을 피하라거나 두려워하라는 주문보다는,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사실 누구나 전부 알 수 없는 상황이 존재한다는 건 자명하다.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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