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강독] 이청준의 소설 병신과 머저리의 작품구성 및 분석
2. 본문 이해하기
3. 구성
4. 창작시기
시작한 형과, 의지의 모습으로 신을 위협하는 인간의 얼굴을 그리고자 하지만 둥그런 얼굴
윤곽만 그리고 더 이상 그리지 못하는 화가인 동생. 형은 6.25의 아픔을 직접 체험한 존재
로, 동생은 환부(患部)다운 환부를 갖고 있지 않은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형
은 참전 세대로서 6·25의 체험을 생생한 아픔으로 간직하고 있는, 그리고 과실치사(過失致
死)의 죄의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반해 동생인 '나'는 그런 절실한 체험
도 없을뿐더러 무기력하게 자신을 포기한 존재이다. '나'는 인간의 원형적 얼굴을 그려 내려
고 하지만 늘 진전은 없다. 자신의 힘으로는 그 '얼굴'을 찾아내지 못하리라는 불길한 예감
과 까닭 모를 패배감에 젖어 있다.
이와 같은 기질과 인생관을 지닌 형제는 강렬하게 부딪친다. 혜인을 붙잡지도 못했던, 그
리고 그림으로 자신의 억눌린 욕구를 표현하고자 하는 '나'와, 극한 상황의 비인간성 속에서
자신에 대한 극도의 환멸을 맛보았던, 그리고 그 환멸에 대한 분출구로서 소설을 쓰기 시작
한 형이 갈등을 빚는 것이다. 우선 형은 동료(김 일병)를 쏴 죽인 상급자(오관모)를 자기가
직접 쏴 죽임으로써, 현실과의 싸움이 아무리 절망적일지라도 미리 포기하는 것보다 싸우다
파괴되는 것이 훨씬 성실한 삶이라는 자기 인식에 도달한다. 결국, 형의 소설 쓰기는 체험
의 회고가 아니라, 자기 연민을 벗어나고자 하는 완벽한 재구성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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