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사상과 종교
종교는 자비와 사랑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종교에서 말하는 자비와 사랑이 인권을 향상시킬까? 근대 인권의 역사를 보면 교회가 인권 형성에 큰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인권 사상의 등장은 탈종교와 맞물려 있다. 왜 그럴까?
사랑과 자비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꼭 인권을 촉진시키지는 않는다. 인권이란 사람이 사람답게 살 권리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려울 때 남의 도움을 받는 것도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근대의 인권은 그런 식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남의 도움을 받기 보다 자기의 힘으로 스스로 삶을 꾸려 가는 것이다. 그래야 자존감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그러므로 인권을 위해 필요한 것은, 부자가 가난한 자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보다 가난한 자를 계속 가난하게 만드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근대 문명은 신분 제도를 철폐하고 사회의 구조 악에 저항했다.
억압 구조의 탈피는 탈종교와 관련이 있었다. 성과 속의 이분법에서 벗어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인권 사상에는 사람은 누구나 다 똑같다는 인간 평등의 사상이 필요한데, 시공간의 평등이 인간 평등을 낳았다. 근대 문명은 거룩한 공간과 속된 공간을 따로 분리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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