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간축객서, 그 위대한 표현
‘諫逐客書’, 직역하자면 ‘객경을 쫓아내는 것에 대한 간언을 한 글’이라 할 수 있는 이 간축객서는 객경, 즉, 다른 나라에서 와서 공경(公卿)의 높은 지위에 있는 외국인 관리들을 쫓아내려는 진왕에게 이사가 그 것은 옳지 못하다고 간언한 글이다.
한비자의 동학으로도 유명한 이사가, 진에 재직하고 있는 모든 외국 국적의 관리들을 추방하라는 진왕의 명을 듣고, 초나라 사람이었던 이사 또한 추방되는 입장에 처하게 되었으며, 그래서 진왕에게 간언을 하기 위해 쓴 글이 바로 이 ‘간축객서’라고 한다.
이사는 ‘간축객서’에서 융 땅에서의 유여, 완 땅에서의 백리해, 송나라에서의 건숙, 진나라에서의 비표와 공손지 등의 예를 들면서, 외국에서 등용된 외국인 관리들이 모두 진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간축객서’를 보자마자 바로 들었던 생각은 이 글이 마치 한 편의 논설문과 같다는 것이었다. 형식을 딱딱 맞추는 논설문의 특징이 이 ‘간축객서’에 잘 나타나 있는데, 우선 다양한 대비와 대구, 나열 등의 화려한 수사기법이 사용되었고, 뿐만 아니라 형식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변려문의 성향을 띠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다른 분들도 이 글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 깊이 새겨졌던 인상적인 글귀를 고르라고 하면 아마도 ‘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태산불양토양, 고능성기대 ; 하해불택세류, 고능취기심.)’을 뽑을 것이다. 나 또한 이 글귀를 읽으면서 이사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글귀로써 자신의 생각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태산이 한 줌의 흙도 마다하지 않아서 높아질 수 있었고, 하해가 작은 시내도 가리지 않아서 깊어질 수 있었다는 비유적인 설명을 통해, 자신의 뜻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있는 이 표현이 정말 맘에 들었다.
그 외에도 ‘所以飾後官,充下陳,娛心意,說耳目者,必出於秦然後可,則是宛珠之簪,傅璣之珥,阿縞之衣, 錦繡之飾,不進於前, 而隨俗雅化,佳冶窈窕,趙女不立於側也. (또한 후궁을 치장하고, 시녀들을 꾸미며,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귀와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이 진(秦)에서 나온 것이어야만 한다면, 구슬로 꾸민 비녀나, 갖가지 모양의 구슬이 달린 귀걸이, 동아(東阿)의 흰 비단으로 만든 옷, 수놓은 비단으로 만든 장식물 등은 폐하께 진헌할 수 없었을 것이며, 따라서 풍속에 따라 우아하고 아름답게 꾸민 조신한 조나라의 여자들도 폐하 곁에 없었을 것입니다.)’라는 부분 또한 진왕의 그릇 된 판단을 정확히 꼬집고 있는 부분이라고 여겨졌다. 자신의 생각을 어쩜 저렇게 간곡하게 잘 표현할까 하는 생각이 ‘간축객서’를 감상하는 동안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인재 등용에 있어서의 올바른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는 이 ‘간축객서’는 내용 또한 물론 훌륭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내가 이 ‘간축객서’를 감상하면서 계속 느꼈던 것은 바로 이사의 풍부하고 위대한 표현력에 대한 감탄이었다. 글을 잘 쓰기는 정말 어렵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글로써 표현하지 못하면 자신의 현명한 생각을 전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능력 면에서는 더욱 뛰어났을 한비자가 결국 이사를 이기지 못하고 죽임을 당한 것에 이러한 이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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