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밖의 아이들을 읽고 - 독후감
많은 교사들이 교사가 된 동기로 흔히 “아이들을 좋아해서…….”라고 말한다. 교사로서 아이들을 좋아해서라는 동기는 상당히 바람직한 것이고,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교사라는 직업 또한 매우 잘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교사가 꿈꾸고 좋아했던 아이들의 모습만이 교실에 존재하진 않는다. 교사 자신이 상상했던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한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교실 안에는 소위 문제아라는 나쁜 아이나 못된 아이 또한 함께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성폭력 사건, 학교 폭력, 왕따 문제 등의 관련 뉴스들을 접하다 보면, ‘에이, 거짓말.’ ‘설마…….’ ‘과연 이 사건들이 정말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일까,’ 할 정도로 믿기 어려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어쩌면 초등학교 아이들의 모습이 예전의 모습과 이렇게 달라졌는지, 앞으로 계속해서 변화할 아이들의 모습이 매우 걱정스럽고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학교 동기들과 가끔 장난 섞인 농담처럼 이런 말들을 주고 받곤 한다.
“나중에 정말 선생님이 되면, 그땐 학생들이 너무 무서워서 제대로 혼내지도 못할 거 같아.”
“애들이 너무 무서워서 난 크게 상관 안 하고 그냥 내버려 둘 거야.”
그런데 정말 현실이 그렇다. 아이들이 좋아서 선생님이 되기를 원했던 그 순수했던 처음의 마음을 잃어 버렸거나, 아이들에 대한 그 뜨거운 열정이 식어버려서가 아니라, 교실 안의 아이들이 너무도 많이 달라져 버렸고, 지금도 계속 달라지고 있다. 담임선생님의 교실 안에서의 생활 지도 또한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상상도 못했고 쉽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심각한 일들이 초등학교 교실 안에서,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빈번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며 전문적인 초등학교 상담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된다.
‘교실 밖의 아이들’이란 이 책은 교실 속에서 만난 다양한 아이들의 문제 행동과 그 문제 행동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그 과정과 결과들로 엮어진 상담 사례집이다. 특이했던 점은 상담을 통해 아이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성공 사례도 있지만 이 책 속에는 그렇지 않은 상담 사례들도 있다는 점이었다. 실패한 경우나 미진했던 상담 사례에 대해서 솔직하게 제시하며 그 이유를 찾아보고 아쉬움과 함께 대안 점을 제시했던 부분들이 참 좋았다.
특히 도벽과 거짓말을 일삼는 지희라는 아이에 대한 상담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성실하고 공부 잘하는 오빠에 비해 뭐하나 잘하는 게 없는 지희는 부모님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늘 거짓말을 해서 순간을 모면하거나, 커닝을 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받고자 했다. 자신이 시험을 잘 본 것처럼 꾸미려고 자기 시험지에 공부를 잘 하는 친구의 이름을 쓰는가 하면, 고가의 최신 핸드폰을 자랑하던 친구의 핸드폰을 구경하고 싶다며 가지고 간 다음, 그 핸드폰을 부순 후 버리기도 했다. 자신의 잘못이 밝혀지고 난 후에도, 지희는 “내가 안했는데, 왜 자꾸 의심하세요?” 라고 말 하며 우발적인 거짓말뿐만 아니라 의도된 거짓말도 많이 했다.
책 속의 상담 사례에서 나왔던 지희를 보며, 나는 작년 일을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3년 째 교회 학교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작년에 맡았던 아이 중 지희와 비슷한 여자 아이가 한 명 있었다. 교회에서는 매주 출석을 하거나 헌금을 하면 일정한 레몬즈를 주는 것 외에 성경책을 읽어 오거나, 한 주간동안 친구들을 도와주는 등의 선행을 하면 문화상품권을 주는 시상이 매주 있었다. 아이들에게 주는 레몬즈는 일종의 칭찬 스티커와 같은 것이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그 아이는 레몬즈를 많이 받으면 그만큼 문화상품권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엄청난 양의 성경책을 읽어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심지어는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기 위해 사무실에 보관 중이었던 레몬즈를 가져가기 위해 사무실에 몰래 들어와 레몬즈를 통째로 가져가기도 했다. 그리고 그 아이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마치 자기가 받은 레몬즈처럼 아이들에게 선심을 쓰며 레몬즈를 조금씩 나누어 주기도 하고, 거짓으로 모은 레몬즈 통장을 다른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 주며 뿌듯해 했다. 분명히 그 아이가 거짓말을 하며 레몬즈를 받으려고 하고 있고, 심지어 레몬즈까지 훔쳐서 자기 통장에 붙이는 상황 모두를 알고 있었지만 어린 아이에게 대놓고 잘못을 추궁하며 혼을 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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