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주요 역사 유적지를 답사하고 나서
제주도의 주요 역사 유적지를 답사하고 나서
10월 25일 날씨가 맑고 바람도 차지 않은 날이었다. 우리는 이날 제주지역 역사유적지를 둘러보았다. 9시에 관덕정에서 모여서 목관아지를 둘러보고 항몽유적지와 항파두리성을 둘러보았다. 그다음 하귀 삼오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모충사를 둘러본 후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땅굴(진지동굴)을 둘러보고 곤을동을 봤다. 그 다음 조천에 위치한 제주항일기념관을 들리고 마지막으로 해녀박물관까지 관람하고 답사가 끝이 났다.
목관아지는 늘 보던 것이었는데 교수님이 표지판에 나온 내용은 건축학적 내용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상상을 해보라고 하셨다.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 왜 저런 형식을 띄는 걸까 같은 물음이 그 당시의 상황과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교수님은 답사를 하는 내내 그 당시의 제주도의 상황과 연결시켜서 설명해주셨다. 그러나 이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점은 항파두리성과 모충사, 조천 항일유적지였다.
항파두리성에서 교수님께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인 항몽유적이 아니라 그 당시의 제주민의 삶에 밀착하여 설명해주셨다. 고려시대에는 탐라라는 나라가 사라지고 고려 즉 중앙정부에 흡수됐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항파두리성이 삼별초군이 진도에서 옮겨온 중심기지의 역할을 했다고 배웠다. 하지만 제주주민의 시각에서 항파두리성은 극단적으로 설명하자면 수탈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이당시 삼별초군은 무장을 한 채로 제주도에 들어와서 식량을 달라고 했고 성을 쌓았다. 무장한 군인이 식량을 달라고 했는데 안줬다가 큰 변을 당할까봐 제주주민들은 식량을 내놓았다고한다.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제주도민은 식량이 부족하게 됐다. ‘제주도민의 입장에서는 좋지 않았던 사건이었을 텐데 왜 제주도에 유적지가 있을까?’라는 물음을 묻는다면 이 유적지가 만들어진 시기는 유신정권시기였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시기에 박정희는 국가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 호국의 의미가 들어있는 역사유적지를 많이 만들었는데 이에 대한 또 다른 유적지를 예로 들면 모충사가 있다. 모충사에는 조봉호 기념비, 의병항쟁 기념비, 김만덕 기념비가 있다. 이곳은 유신시대에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총력안보제주도 협의회에서 만든 곳이다. 이는 제주도의 역사에서 나라를 위해 행한 역사적 사실을 이용하여 나라의 충성을 맹세하도록 의도했다. 그러나 뜬금없이 김만덕에 대한 기념비가 있는가 하면 그나마 제주도를 대표해서 나라에 충성한 사람 중 한명으로 뽑힌 것 같다. 그런데 궁금한점은 ‘왜 이러한 구성을 보였나?’라는 점인데 이 외에도 제주도에서 일으킨 의병항쟁도 있고, 이에 대한 유적지도 마련되어있다는 점이다. 내 생각에는 김만덕의 무덤이 모충사 근처에 있고 마침 나라에 큰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김만덕이 들어간다면 나라에 대한 충성보다는 여성의 몸으로 큰일을 했다는 점에서 위대한 여성상으로서의 기념비가 생겼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일이 그 당시에 크게 기념할만한 기념물들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조천 만세운동의 주도자는 제주에서 큰 세력을 가지는 조천김씨 일가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녀항일운동은 최근에 들어와서야 집중되는 운동과 항일이라는 성격보다는 경제권과 생계에 대한 투쟁의 성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놓고 본다면 모충사의 기림탑은 아무도 모르던 사건을 끄집어내서 적당히 입맛에 맞게 만들어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확실히 김만덕도 고등학교에 와서 알게 됐다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신빙성이 없는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라에 충성한다는 주제를 이어서 봤을 때 조천 만세동산에서의 만세운동은 나라에 대한 충성을 말하지 않는다. 조천에 위치한 제주항일기념관에서는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항일운동인 조천 항일운동을 소재로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항일운동을 하고, 기념관을 세우는데 조천김씨가 많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때문에 대표적인 항일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지주에다가 괸당네트워크를 통해 만세운동을 사흘이나 이끌어나갔다는 것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제주의 주요 역사유적지를 둘러보면서 생각했던 것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역사는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관점에서의 역사라는 점이다. 우리의 생활상과 생각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으며 중앙, 즉 권력자의 시점에서 중요한 부분만 봤다는 점이다. 이 과목을 수강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지만 답사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어느 지역의 역사를 살펴볼 때도 과연 그 지역사람들의 시선에서 그러한 생각을 가졌을지 다시금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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