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88만원 세대_비정규직 문제
이책의 소재목을 봤을때 나는 피식웃음을 지었다. ‘첫 섹스의 경제학’이라니.. 하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어가면서‘소름끼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현재 나의 얘기를 마치 누군가가 지켜보면서 그대로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고 그 다음에는‘미래에 내가 설 자리가 과연 있는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88만원 세대란 20대의 95%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 아래 비정규직 평균인군 119만원에 20대 급여의 평균비율 74%를 곱한 수치인 88만원을 벌어먹고 사는 20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이팔청춘들은 사회적 통제를 받고 있다. 프랑스에선 1960년대 중반의 고등학생들이 68혁명을 이루어냈고, 그와 함께 동거의 권리를 쟁취하게 되었다. 이들은 열여덟에서 스무살 사이에 부모와 독립하여 별도의 경제주체로서 삶을 시작하게 되고 이즈음부터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10대, 20대는 한국 자본주의의 특수성 때문에 18세 이후에도 독립하고 동거를 할 수 없다. 나는 저자가 말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소년이 취할 수 있는 방법 중 두 번째 방법을 택했다. 정부학자금대출을 받아 등록금을 내며 학교를 다니고 있고 대학 졸업 후에는 고소득의 연봉으로 빚을 갚아야만 한다. 만약 고소득의 연봉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저자의 말처럼 ‘평생 초기 출발 때의 빚을 떠한고 살아야’ 한다. 학자금대출금리가 오른다는 이야기 때문에 불안감에 시달리는 나에게는 정말이지 끔찍한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나는 큰 갈등에 빠진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대신에 그 시간동안 공부를 좀 더 많이 해서 나의 실력을 쌓는 것이 미래를 위해 더 옳은 선택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조금씩이라도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빚을 갚아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서로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하여 아르바이트의 유혹에 시달리는 많은 학생들은 자신들이 가진 제대로 된 권리를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 고용계약서는 물론 법정 최저임금조차 무시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인권도 보장받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아르바이트생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 모습이 40대, 50대까지 계속 된다면 어떻게 될까? 30년 후, 나는 과연 ‘단단한 직장’의 삶을 살고 있을까 아니면 ‘비정규직’의 삶을 살고 있을까? 지금의 20대에게 주어진 사회의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평균 학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이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학교에서 보내야 하는 시기가 평균적으로 길어짐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체된 성장은 지금의 20대가 전 세대가 가졌던 경제적 독립의 기회, 즉 창업의 기회가 훨씬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의 원인에 대해 일각에서는 저성장 시대라는 말을 하지만 우리나라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높은 4~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원인을 설명하기 위한 다른 틀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는 내 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살게 해 줄 무언가가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들었던 말은 ‘네가 하고 싶은 직업을 찾기보다는 평생 동안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안정된 삶을 보장한다는 직업을 얻기 위해, 이를 테면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위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대학에 가서 법학이나 행정학을 전공하라는 말이었다. 국문학이나 사학은 더 이상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듯했다. 과연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경영학도의 길이 나를 88만원세대에서 헤어날 수 있는 길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88만원세대가 될 수도 있고 88억세대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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