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아내가 결혼했다
책 속의 여주인공 인아는 축구광이었다. 그러한 축구라는 것이 계기가 되어 남주인공이자 화자인 덕환과 인아는 연인이 되었다. 유럽리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새벽에 인터넷을 통해서 같은 경기를 관람하여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더 호감을 갖게 된다.
이렇듯 이 소설에서는 축구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소재로 나온다. 이야기를 진행하다가도 연관되는 이야기나 혹은 예를 들어 설명할 때에 축구의 룰, 유명 축구선수의 어록 등을 인용해서 설명한다. 덕환과 인아의 이야기와 축구에 대한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나온다. 축구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리 많은 이야기나 뒷이야기를 모르는 나로서는 사실 그 축구클럽이나 축구선수들의 일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였다.
인아는 개방적인 여자였다. 그런 인아로 인해 평범한 한국남자인 덕환은 혼란을 겪게 된다. 첫 데이트에서 둘은 같이 잠자리를 갖게 되고, 얼마 있어서는 인아가 다른 남자들과도 어렵지 않게 잠자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사실에 화가 나면서도 차마 그녀와의 헤어짐을 선택할 수 없는 덕환은 결국 인아와의 결혼을 서두르기 시작한다. 결혼을 하게 되면 인아의 개방적인 연애관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먼저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나의 연애관과는 너무 달랐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좀처럼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으며, 보수적인 측면이 더 강한 나로서는 인아라는 캐릭터가 너무 이해되지 않는 이기적인 여자처럼 느껴졌다. 나는 인아가 너무 이기적이고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번이나 책을 덮었다가 다시 보고, 덮었다가 다시 읽었지만 역시나 인아는 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일부다처제도 용납되지 않는 문제지만, 그렇다고 일처다부제 역시 내겐 이해되지 않는 제도다.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평생 열정에 넘쳐 한 평생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도 적어도, 존중하며 사랑에, 혹은 정에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힘들 때에는 적어도 하나의 관계는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상대방에 대한 최선이며, 예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내게 인아를 이해하기란 역시 무리였던 것이다.
결혼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 인아와 덕환은 인아의 직장때문에 서울과 경주로 떨어져 살면서 주말부부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인아는 덕환에게 충격고백, 아니 충격적인 통보를 한다. 경주에 내려가 있는 동안,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과 연인으로 발전했으며, 그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덕환과도 역시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 후 모든 결정은 덕환에게 맡긴다. 모든 상황을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선택을 덕환에게 하라고 말하는 인아가 너무 얄미웠다. 덕환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너의 뜻에 따르겠다.’는 너무 이기적이며 잔인한 일이었다.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여자와의 달콤한 결혼생활을 자신의 결정으로 끝을 내거나 아니면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여자를 다른 남자와 공유하는 것. 아내의 또 다른 남편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 이 얼마나 어려운 결정인가? 덕환은 보수적인 우리나라 남자들의 사회적인 이목과 선입견에 자신을 또한번 판단의 시험대에 올려놓게 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덕환이 조금 더 안쓰럽게 느껴졌다. 결국 그는 그녀를 놓지 못할 것이다. 소설 제목처럼 역시 결과는 그랬다. 덕환은 그녀의 또한번의 결혼을 승낙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녀에게서 벗어나고자 노력할수록 더욱더 그녀의 존재감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게 된다.
이제 그는 인아와의 또 다른 남편과 그녀를 공유하기 시작되었으며, 덕환의 눈에 그녀의 또 다른 남편을 보이지 않게 하는 조건을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점차 살아가면서 그러한 조건은 새롭게 짜야 하는 법이다. 새로운 남편이 생겼다는 사실로 편치 않던 덕환은 인아에게 잦은 화도 내고 짜증도 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분노가 당연하다고 여겼으며 그를 지지했다. 이 또한 이 사회의 관념이고, 선입견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는 평범한 이 사회의 한 소속원일 뿐이다. 아무튼 결국 그녀는 두 번째 남편과 결혼을 올렸고, 신혼여행도 다녀왔다. 다만 혼인신고만은 하지 못했다.
인아는 첫 번째 남편 덕환과는 주말에만, 두 번째 남편과는 주중에 보낸다. 그리고 예전에는 덕환과 나눠 하던 집안일도 덕환의 방치로 그녀가 모두 떠맡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주말에 올라오자마자 척척 처리해 나갔다. 그러던 중, 경주 프로젝트가 끝이 나고 그 둘은 일산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덕환이 있는 서울과 좀 더 가까워져 덕환은 그리 탐탁치 않았지만 덕환과 달리 인아의 두 번째 남편, 재경은 덕환을 형님이라 부르며 친근해지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덕환에게는 어림도 없는 소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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