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 스캔들 Review
이 시대, 모든 청소년이 공감할 만한 소재와, 내용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것은 너무나도 현실에서 일어날 법 한, 혹은 이미 일어났던 일들을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극도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옥상에서 자살한 어느 한 남학생이 있었다. 그는 열등생이 아닌, 우등생이었다. 소설 중 유리처럼, 그는 우등생이었던 것이다. (비록, 안에서는 유리가 성적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오지만) 그리고 아직도 그런 아이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입시에 대한 압박과, 그로인한 스트레스, 그로인한 교우문제 등으로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아프다. 매스컴은 그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으며 사회의 관심을 이끌어내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은 곧 잊혀 진다. 왜냐하면 그런 아이들이 최근에는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패러독스로 그런 아이들이 많을수록 더더욱 관심과 신경을 써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크게 본다면, 그런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어달라고 이 시대의 선생님들에게 외침을 하고 있는 것일 런지도 모른다.
이 소설 속의 유리도, 그런 이유로 자살이란 비극적인 선택을 하였다. 물론, 자신이 만들어 놓은 판타지 소설 세계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한, 약간은 비현실적인 소설적 장치는 존재했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이것이 억지스럽거나 하지는 않는다. 유리의 죽음은 현실에서처럼, 잠깐이면 잊혀져버린 사건이었다. 학교의 이미지가 실추되니, 쉬쉬하려 했던 소설 속 학교관리자들의 목소리가 어쩌면 극도로 이성적이고, 계산적이기 까지 하다. 하지만 작가는 유리의 죽음을, 서로 다른 6명의 아이들의 시각을 통해 개인의 죽음을 넘어서서 개인-공동체(학교) -사회(공교육의 전반적인 시스템)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모두가,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재와, 흥미진진한 사건 전개, 곳곳에 숨어있는 판타지적 요소는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제목이 의미하는 비보잉(B-boying)의 의미, 시사하는 바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비보이(비보잉)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왜 작가는 비보이를 소재로 삼았을까. 소설 속에서 ‘영후’라는 인물은 유리 자신의 판타지 소설에서 ‘프린스’라는 인물로 대변된다. 프린스? 왕자?, 뭔가 동경하는 대상이자 이상적인 인물을 지칭할 때 쓰는 단어 아닌가. 유리는 ‘영후’의 자유로운 영혼과, 자유를 향한 거침없는 표현이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비록 영후가 학교 안에서는 장미반이 아니다. 예능계를 택한 영후는 이도저도 아닌, 소설 속 반 이름을 이용해보자면 그야말로 ‘들꽃’인 샘이다. 하지만, 영후는 비보잉을 통해 자유로움이란 일절 없는 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소설 속 비보잉 배틀을 하는 장면이 나름대로 세밀하게 묘사되어있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현실 속에서도 비보잉을 보면, 누구나 ‘자유로움’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두발과, 두 팔이 자유로이 움직이는 그들의 크고 신나는 동작을 보며 우리는 영후의 비보잉을, 그것을 넘어서는 소설 속 아이들의 자유를 향한 갈망과 외침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런 것에 견주어 보았을 때 작가가 소설 속에 ‘비보이’를 담아낸 것은 참으로도 기발한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wrap container content 물론 그런 영후가 춤을 통해 대단한 것을 선보이거나, 큰 변화를 선동한 것은 절대 아니다. 그것이 어쩌면 현실의 단면을 또 잘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런 학교의 규범과 질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을 확고하게 보여 주는 ‘영후’는 소설 속이나, 현실에서의 아이들의 워너 비가 되기에 충분하다.
읽기에 부담스럽진 않지만, 그래서 누구나 한번 쯤 읽어봐야 하는 소설
청소년소설, 얼핏 보면 ‘청소년’만을 위한 소설이 아닌가 싶어 어른들은 발길을 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비보이 스캔들은 비단 청소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선생님과 부모님들이 더더욱 읽어봤으면 한다. ‘돈 대주지, 밥 주지, 학원 보내주지, 뭐가 그렇게 힘든데?’ 라며 아이들의 힘듦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어른들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시대의 아이들은 고달프다. 가만히 깊게 들여다보면 그들의 마음에도 상처가 하나씩은 존재할 것이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 학원과 학교로 끝나버리는 24시간, 철저한 성적주의 사회. 지금 일어나는 사태와, 작가가 본 사회의 모습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갇힌 세상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문제의 시발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 소통해야한다. 국어사전의 의미를 인용하자면,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보이 스캔들은 선생님과 학생의, 부모와 학생의 또는 사회와 학생사이의 ‘소통’에 물꼬를 터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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