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의 도덕 교육론에 대해서
Ⅰ. 서론
근대 서양 철학자인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은 공리주의와 함께 근대 규범 윤리학의 양대 지주를 이루면서 오늘날 다양한 윤리 사상의 발전에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유주의적 개인주의 관점을 바탕으로 개인의 합리적 자율성을 실현하고자 했던 그의 사상은 피아제와 콜버그 등의 인지적 도덕 발달 심리학에도 영향을 미쳐 오늘날 도덕적 이성의 계발과 합리적 가치 판단력의 증대, 그리고 자율적 도덕인의 육성을 지향하는 형식 중심의 도덕 교육론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칸트에게 있어서 어떤 행위가 선하고 옳은지의 여부는 그것이 타당한 도덕 법칙에 일치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말하자면 선하고 옳은 행위는 그것의 결과와 관계없이 사람이 마땅히 따라야 할 도덕 법칙을 준수할 때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나아가 칸트에게 있어 이러한 도덕 법칙을 존중하고 준수하는 것은 하나의 필연적인 의무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도덕적인 존재가 되고자 하는 한 타당한 도덕 법칙이 명령하는 바를 존중하고 그것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의무는 도덕 법칙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행위 해야 할 필연성으로 규정된다. 이렇게 볼 때 타당한 도덕 법칙으로부터 주어지는 의무를 존중하고 준수하는 것이 칸트 윤리학의 한 핵심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연유로 칸트의 관점에 따르는 도덕 교육은 도덕 법칙에 대한 의무감을 갖고 도덕적 행위를 실천하는 그러한 인간을 기르는 일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택휘, 유병열 공저 (2001). 도덕교육론. 양서원. p.144
칸트는 그의 『교육학 강의』의 서두에서 “인간은 교육받아야 할 또는 교육되어야 할 유일한 피조물”이라고 전제하였다. 또한 그는 “교육이라는 말은 어린 아이를 먹이고 돌보고 키우는 양육, 인간이 지니고 있는 동물적 속성을 인간적 속성으로 변화시켜 어린 아이의 기율과 규율을 잡는 훈육, 어린 아이에게 지식 내용과 교과 내용을 가르치고 전수하는 지식 교육, 그리고 온전한 인격의 형성을 목표로 삼는 도덕 교육 모두를 뜻한다.”라고 말하였다. 칸트 저, 조관성 옮김(2001). 칸트의 교육학 강의. 철학과 현실사
그리고 이러한 도덕 교육을 통하여 자유로운 이성에 따라 삶과 행위를 수행하는 도덕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즉 인간은 교육받아야 할 존재로서의 인간에 불과하므로 인간은 교육받은 인간을 통하여 다만 교육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지식과 덕망이 높은 교육자로부터 교육받아야 함을 강조한다. 이와 같이 교육을 중시하는 칸트의 인간 이해가 오늘의 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어떻게 이해하고 교육에 임해야 할 것인가 그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동안 우리는 칸트가 철학사에 남긴 업적에 집중한 나머지 그의 교육 이론이나 교육 사상은 그 중요성이 인식되지 못하고 소홀히 취급한 경향이 있다. 칸트 자신이 교육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와 저작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철학 교수로 재직했던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의 오랜 전통에 따라 네 차례에 걸쳐 교육학을 강의했으며, 『도덕형이상학원론』(1785)과 『실천이성비판』(1788)등에서 도덕론과 함께 도덕 교육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칸트가 말하는 도덕 교육론이란 도덕 법칙의 본질을 파악한 연후에 인간이 어릴 적부터 도덕 법칙을 실천하고 항상 도덕 법칙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태도를 길러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이란 어떤 분야에서든지 간에 적당한 시기에 적절한 교육을 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인데 도덕 교육도 어릴 적부터 시작해야 함을 강조한다. 왜냐하면 사상이 한 방향으로 굳어지기 전에 사회생활에서 지나치게 인간성을 상실하고 물질적인 것에 민감하기 전에 매사를 도덕 법칙에 맞추어 실천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어린이를 유도하고 길러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제2의 혁명인 산업 혁명 이후 무한한 과학 기술의 발달로 생활의 편리를 누리며 살고 있고 또한 고도로 성장한 산업 사회와 더불어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정보화는 삶의 급격한 변화와 지식의 증가 속도를 배가시켰다. 반면에 가치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화 지체 현상이 심화되어 있다. 따라서 오늘날 혼란 된 가치 체계의 정립을 위해 칸트의 도덕 교육 사상을 살펴본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게다가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함에 따른 인간성 상실과 도덕규범의 부재라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알고 있고 이를 교육을 통해 극복해보고자 하는 교육자에게는 칸트의 도덕 교육사상을 고찰하고 이것이 현대 도덕 교육에 주는 시사점을 밝혀 보는 일이 큰 의의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자유 의지에 바탕을 두고 있는 칸트의 도덕 교육 사상을 알아봄으로써 교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전수하는 규범이나 예절을 일방적으로 수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도덕적 문제에 대하여 심사숙고하여 대안을 고려하고 합리적 해결 방안을 강구하여 주체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함으로써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도덕적인 인간 즉 자율적인 인간을 육성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Ⅱ. 칸트의 도덕 교육론
1. 도덕 교육의 목표
사회의 변천에 따라 교육의 내용이 달라진다. 교육을 크게 둘로 나누어 보면 정신 교육과 기술 교육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육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은 기술 교육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에 있어서 가장 1차적인 것은 사람으로서 사람다운 행위를 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를 발휘할 수 있는 정신을 기르는 데에 두어야 할 것이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교육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달라져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아무리 달라지더라도 사람의 본질에 대한 정신 교육의 내용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사람의 정신 교육 중 가장 으뜸이 되는 것이 도덕 교육이다. 그리고 도덕 교육은 인간성에 기초를 한 것이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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